4대재벌 중고차시장 진출
2000.08.01 04:52
수정 : 2014.11.07 13:34기사원문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중고자동차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서울자동차 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SK·현대·LG 등은 최근 중고차 매매사업에 진출하거나 준비중이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자금과 인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기업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약속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SK는 지난 6월부터 ‘엔카닷컴’이라는 중고차 중개 사이트를 운영중으로 이 사이트로 매매가 성사되면 알선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희망자를 상대로 차량 점검과 수리보증을 해주고 그 대가로 일정 비용을 받아 수익을 올린다는 수익모델을 세웠다.
SK의 사업방식은 매도자들이 이 사이트에 등록한 뒤 전국의 SK주유소 점검센터에 자동차를 세워두면 정보를 입수한 수요자가 주유소에 들러 살펴본 뒤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형태다.
중고차매매사업자 등 5000여명은 지난달 21일 여의도 광장에서 SK의 중고차매매업 진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인 데 이어 제2의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정유는 SK와 비슷한 방식으로 중고차매매사업을 벌일 계획으로 서울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매매업 등록절차,매물현황 등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또 현대자동차는 올 연말에 중고차경매장을 설립하기 위해 수원 등에서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중고차할부금융의 선두인 LG캐피탈과 계열사인 LG정유도 중고차시장진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최동진 상무는 “중고차매매업의 성장가능성 때문에 재벌들이 앞다퉈 진출을 꾀하고 있다”면서 “계열사를 핵심업종 중심으로 운영하고 문어발식·선단식 경영을 안하겠다는 약속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재벌사들이 중고차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재벌사들은 그동안의 문어발식 사업확장 등이 외환위기의 원인중하나이고 핵심업종에 주력하지 않으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