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매각 반대 자체경쟁력 강화 우선˝…국내반도체 업계

      2000.08.04 04:53   수정 : 2014.11.07 13:30기사원문

유동성위기를 겪고있는 현대의 자구노력과 관련 정부 일각의 현대전자매각 주장에 대해 현대전자는 물론 국내 반도체업계 전체가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전자를 매각할 경우 국내 반도체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면서 현대전자 자체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내 반도체산업의 현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5일 “일본이나 미국,대만업체가 D램 세계 1위(물량 기준), 반도체 전체 9위인 현대전자를 인수한다는 것은 곧 한국이 메모리 부문 1위 자리를 내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특히 파운드리(비메모리 반도체 주문생산)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는데다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대만업체들이 현대전자를 인수할 경우 반도체 산업의 안방을 내주는 격이라는 것이다.
현대전자도 물론 반대입장이다.현대전자 관계자는 “일부 자산을 매각한다면 그 대금은 당연히 현대전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쓰여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외이사나 소액주주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는 삼성전자의 인수설에 대해서도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고려치 않은 섣부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수년간의 노력끝에 겨우 비메모리 부문을 반도체 매출의 30% 이상으로 올려놓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 위주인 현대전자를 인수할 경우 이는 사업구조의 후퇴를 의미할 뿐이라고 비판했다.현대전자는 반도체 부문 뿐만 아니라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의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투자 강화가 절실한 실정.올 상반기 현대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호황으로 6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D램도 사상 최대의 호황기를 맞고 있어 그룹과의 관계를 끊고 세계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권고하고 있다.

/ smnam@fnnews.com 남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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