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전자납부제 '유명무실'

      2000.08.07 04:53   수정 : 2014.11.07 13:28기사원문

시중은행이 지난달 3일부터 국세청과 공동으로 서비스에 들어간 ‘국세 전자납부제도’가 은행측의 미온적 태도와 홍보 부족 등으로 겉돌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시행 한 달이 지나도록 실적이 전무해 제도정착을 위해서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시중은행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조흥은행 등 9개 시중은행은 국세청과 함께 온라인뱅킹(인터넷,ARS,CD,ATM),신용카드를 이용해 종합소득세 등 총 23개 세목의 국세를 납부하는 국세 전자납부제도를 지난달 3일 도입,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그러나 제도시행 이후 7월 말 현재 은행들의 전자납부 처리실적은 총 342건,12억1000만원에 그쳐 이 기간동안 국세납부 193만건,총액 10조6748억원에 비해 건수,금액 모두 턱없이 낮았다.
은행별로는 조흥은행과 한빛은행이 각각 109건(2억7000만원),88건(2억3000만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실적이 거의 전무했다.

신한,하나,서울 등 대부분 은행들은 건수 10∼40여건에 금액이 5000만∼9000만원으로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우량 은행으로 꼽히는 주택은행은 아예 처리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세 전자납부제도가 겉돌고 있는 것은 일단 새로운 제도시행에 따른 납세고객들의 전자납부에 대한 불안감과 시범실시에 따른 은행들의 미온적 태도,홍보부족 그리고 국세청의 인센티브 부재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세 정기납부가 10월인데다 고객들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세 온라인납부가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시범서비스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앞다퉈 홍보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에 대한 불신으로 직접 창구를 찾는 납세자들이 많아 실적이 저조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본격적인 서비스가 실시되는 9월 이후에는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은행의 적극적 참여 유도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중”이라고 덧붙였다.

/ ykyi@fnnews.com 이영규·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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