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對北경협으로 해법 찾는다

      2000.08.08 04:54   수정 : 2014.11.07 13:26기사원문

지난 7일 한달간의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8일 3번째 소떼몰이 방북길에 올랐다.특히 이번 방북은 이미 7월부터 예정된 행사였지만 현대사태가 여전히 노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갖고 올 선물은=정의장은 이날 방북 목적에 대해 “지난번 방북 때 합의한 사항들을 구체화하겠다”며 “이번에 모든 윤곽이 나올 것이다”고 설명했다.따라서 지난 6월28∼30일 방북 당시 합의했던 ▲금강산관광사업 ▲금강산특별경제지구 지정 ▲금강산밸리 ▲서해안공단 사업 ▲통신사업 등의 내용이 보다 구체화할 전망이다.
우선 금강산관광의 경우 해외동포를 포함한 외국인의 제한없는 관광 실시와 장전항의 해상호텔 및 위락시설 건립,그리고 금강산 일대의 특별경제지구 지정 등에는 어느정도 잠정 합의까지 도달한 분위기다.특히 지난 6월 방북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 개발사업과 관련해 “현대가 원하는 대로 추진하라”고 밝힌 바 있다.
첨단기술연구단지인 금강산밸리 사업 역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6월 방북을 마친 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북측 아태평화위원회로부터 금강산 밸리는 북측이 우수한 두뇌를 제공할테니 남측이 기술을 제공하라고 제안받았다”고 밝힌 바 있어 합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이와 함께 서해안 공단의 경우 해주·남포·개성·신의주 등 4곳의 후보지 가운데 최종부지가 될 지역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부지선정까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관광기념품과 농수산물 가공품을 생산할 3만평 규모의 통천 경공업단지 조성에 대한 세부일정도 다듬어질 예정이다.

◇방북의 의미=현대는 이번 방북을 통해 대북사업에서의 선두주자 역할을 더욱 굳히고 남북경협에서 차지하는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통해 현대 문제의 ‘정치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의도다.현대 관계자는 “6월말 방북이후 예정돼 있던 일정”이라며 “그러나 대북사업에서 갖는 현대의 비중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태산같이 쌓인 집안일은 내버려둔 채 방북길에 오른 것은 역시 남북경협에서 갖는 자신의 위치를 부각시키고 현대사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게 현대 안팎의 분석이다.

정의장은 또 정부와 채권단에서 퇴출을 요구하고 있는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등을 동행해 이들의 ‘역할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이익치 회장 등을 통해 앞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갈 대북사업에 자금 연결고리가 무엇보다 필요했다는게 현대 내부의 평가다.실제로 이회장은 그동안 현대그룹의 외자유치작업에 독보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따라서 현재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서 정의장으로서도 금융의 달인인 이 회장외에 대안이 없다는 해석이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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