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양극화 심화
2000.08.11 04:55
수정 : 2014.11.07 13:23기사원문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산업별,기업의 규모별로 임금상승의 폭은 차이가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또 최근 높은 임금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외환위기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1일 LG경제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임금변화의 특징’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산업별 임금격차 양극화=외환위기 이후 임금수준이 가장 높은 업종과 낮은 업종간 임금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상위 5개 업종의 평균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하위 5개업종은 지난 97년 44.2였다.지난해에는 40.5로 줄어들었고 올 1·4분기에는 35.6으로 줄어 시간이 갈수록 산업별 임금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올 1·4분기 금융관련서비스업, 담배제조업, 통신업, 금융업, 정유업 등 상위 5개 업종의 월평균 임금이 296만5000원인데 반해 의류업, 음식숙박업, 가죽 가방 신발업, 가구및 기타제조업, 기타 서비스업의 월평균 임금은 105만5000원으로 상위그룹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규모별 임금격차도 확대=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임금격차 역시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97년 이후 지난해까지 종업원 500인 이상인 사업체의 연평균 임금상승률은 6.7%인 반면 종업원 100∼299인 중견사업체는 4.9%에 머물고 있다.종업원 10∼29인인 소규모 사업장은 3.5%에 불과해 외환위기후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임금상승폭도 적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녀 임금격차 완화=남녀 임금격차는 다소 완화됐다. 남성의 임금수준을 100으로 했을때 여성은 97년 62.1에서 지난해 63.3으로 높아졌다.올 1·4분기 62.4로 줄었으나 아직도 97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90년대 중반에만해도 여성임금은 남성임금의 57∼58%에 불과했다.LG연구원의 오정훈 책임연구원은 고임금의 전문직 여성 비중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이와함께 최근 비중이 늘고 있는 IT(정보통신) 관련기업들이 전통적인 기업에 비해 남녀차별이 적은 것도 남녀간 임금격차를 축소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했다.
◇실질임금 수준 외환위기전과 비슷=임금이 99년이후 급등,위기전보다 높게 상승했으나 물가상승을 감안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별차이가 없다.97년 당시 146만3000원이던 월평균 임금은 99년 159만9000원으로 상승했다.2년간 명목임금은 연평균 4.5%정도 증가했다.그러나 실질임금을 보면 97년을 100으로 잡았을때 지난해 실질임금수준은 100.8로 2년간 연평균 0.39%의 상승률에 그쳤다.기간중 고성장을 이뤘지만 수출가격의 인하 등 교역조건의 악화로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 aji@fnnews.com 안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