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日서 첫 거론…금융재생법 제정해 공식화
2000.08.13 04:55
수정 : 2014.11.07 13:22기사원문
지난 95년 주택금융전문회사(주전·住傳)의 부실채권이 대형은행과 농업협동조합에 커다란 부담을 안겨주자 일본 정부가 일반회계에서 재정자금으로 6850억엔을 지출했다. 이 때부터 일본에서 ‘공적자금’이란 말이 공공연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회에서 논의도 충분치 않은 데다 지출 내역도 불투명해 국민들 사이에 ‘공적자금 거부반응’ 현상이 확산됐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96년 이후 정리 중심의 강경책으로 전환, 홋카이도 척식은행, 야마이치증권 등의 연쇄도산을 ‘묵인’ 함으로써 전국적인 금융불안을 초래했다.
현재 일본 금융구조조정 작업을 총괄하는 금융조정위원회는 예금자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의 필요성에 의해 생겨났다.
98년 가을 여·야 정치적 타협에 의해 금융재생법이 만들어지면서 60조엔의 공적자금 규모가 결정됐다. 이 자금은 올해 10조가 증액돼 총 70조엔으로 늘었다. 이 자금은 예금보험기구를 통해 집행된다.
금융재생법에 따라 장기신용은행과 일본채권신용은행이 특별관리(일시국유화)에 들어갔으며 5개 지방은행에도 자금이 투입됐다.
지난 98년 10월 금융재생법 등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공적자금 투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실제로 사용된 금액은 20조7000억엔(약 207조원)이다.
공적자금은 ▲파산처리 ▲경영파탄엔 이르지 않았으나 체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지원이나 부실채권 매입에 사용된다.
투입된 20조7000억엔 가운데 15조9000억엔이 정부보증으로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8조엔이 21개 금융기관의 자본증대를 위해 투입됐다. 나머지 4조8000억엔은 국민부담으로 예금보험기구에서 국채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적자금 투입 이후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은행권이 4개 대형 은행그룹으로 재편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건설·유통업 부문의 부실채권이 산적해 있어 공적자금 투입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도쿄= chang@fnnews.com 장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