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가 있어 매력있는 골프
2000.08.14 04:55
수정 : 2014.11.07 13:21기사원문
사람은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징크스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골프를 하는 사람들도 대개 그들 나름의 징크스를 갖고 라운드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예컨대 골프가 잘 되는 날 사용한 볼과 볼의 넘버를 선호하는 사람, 즐겨 입는 티셔츠, 좋아하는 티, 장갑 등 마치 시험 치러 가는 날 아침 미역국을 먹이지 않듯이 나름대로 사람들은 징크스를 생각하며 게임에 들어간다.
함께 라운드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먹는 음식부터 가린다.아침 일찍 라운드할 때 국물 있는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 아침 식사는 반드시 사랑하는 어부인이 만들어 준 것을 먹고 나오는 사람, 꼭 서양식 식사를 원하는 사람, 토스트와 커피만 먹는 사람 등을 볼 수 있다.
숫자와 관계된 징크스로 4번 볼을 기피하는 사람, 색깔과 관계된 징크스로 흰색은 기피하고 녹색이나 붉은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들어 골프의 천재라고 극찬을 받고 있는 타이거 우즈는 마지막 라운드에는 꼭 붉은 상의에 검은 바지를 입고 나온다.이유는 태국인인 우즈의 어머니가 점성술집에서 우즈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색깔로 추천 받은 때문이라 한다.
인간은 어떻게 보면 징크스라는 마력 앞에는 힘없는 존재로 보인다.첫홀부터 잘 나가던 사람이 물이 있는 홀 앞에 와서는 자기도 모르게 물에 대한 공포 징크스 때문에 미스샷을 하여 볼을 물에 빠뜨린다.
말이 씨가 된다고 자주 다니는 코스에 와서도 자기는 이 홀만 오면 OB가 난다거나, 미스샷이 나와서 스코어를 망친다고 이야기하면서 티샷에 올라간다. 말과 같이 되어버린다. 이런 것을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고 한다.그래서 옛부터 사람은 인생살이에서 말조심, 입조심을 하라고 가르쳤는데 골프가 이것을 증명이라도 해주듯이 가르쳐준다.
골프는 정말 매력있는 운동이다.
숭고한 사랑과 관능적인 사랑의 영원한 싸움을 그린 명작, 그레이엄 그린의 정사의 끝.런던의 룰수라는 레스토랑에서 세상을 비관하는 작가 벤드릭스가 친구의 아내 사라와 식사를 하면서 스테이크와 양파를 앞에 두고 사랑에 빠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작품이다.
누구에게나 재기할 기회, 새출발이 필요할 때가 있다.
골프의 매회 라운드는 모든 일을 끝까지 바르게 하기 위해서 재기할 기회를 부여 받는 것과 같다.그래서 골프가 매력이 있는 것이요, 이것을 가르쳐준다.
/장홍열hychang@ksbc.or.kr(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