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하 회장, 섬유떼고 미래산업서 승부
2000.08.14 04:55
수정 : 2014.11.07 13:21기사원문
(주)삼양사(회장 김상하)는 올해 기업으로서는 의미있는 상을 받았다.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가 준 제9회 경제정의기업상이다.이 상은 잘 알려졌다시피 공정거래 법규를 성실히 지키고,기업주의 소유구조 완화 및 경영 전문화 등이 선정기준이다.튼실하지 않은 기업에 이런 상이 주어졌을 리 없다.삼양사(이하 삼양)의 현재 부채비율은 167%인데 내년 10월께면 76%로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삼양 관계자는 “그룹구조를 건실한 기업위주로 재편했다”며 “지금은 은행서 서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제의를 해올 정도”라고 여유를 나타냈다.
삼양의 이런 비전은 남보다 앞선 개혁작업에서 비롯됐다.IMF이전인 96년부터 사업구조를 다시 짜기 시작해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된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주력이었던 섬유를 떼어내고 식품 및 정밀화학·의약·e비즈니스사업에 역량을 쏟기로 했다.1924년 창립이래 가장 큰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구조의 일대 혁신=삼양은 구조조정의 핵심을 경쟁력에 맞췄다.여기에 사업가치의 극대화·지식경영추구 총력·조직활성화라는 3대 주안점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했다.삼양종금·삼양파이낸스·삼양텔레콤 등 금융업과 무선통신분야에서 발을 뺐다.대신 ‘영양분’이 부족하다고 판단된 신한제분과 삼양텍스 등은 증자로 재무구조를 보충했다.계열사는 13개에서 10개로 줄였다.삼양사와 신한제분의 토지는 71억원을 받고 토지공사에 매각해 구조개선에 활용했다.외자도 98년 4월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변동금리부채권(FRN)형식으로 2000만달러 규모를 조달했다.대주주인 김상홍 명예회장과 김상하 회장도 개인소유주식 95억원상당을 회사측에 무상증여했다.
◇첨단산업만이 살아 남는 길=그 결과 삼양계열사는 97년12월 283.3%였던 부채비율을 크게 낮췄고,총차입금은 97년6월 6242억원서 올해 6월은 4531억원,화섬부문이 분리된 내년 6월에는 1795억원까지 끌어 내릴 수 있게 됐다.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았던데다 제조업 위주의 실속경영을 해왔고 구조조정도 신속하게 이룬 결과라고 그룹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양은 2001년도 경영목표를 ‘경영구조 혁신을 통한 가치경영 실현’으로 잡았다.지금까지의 개혁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고삐를 풀지 않겠다는 뜻이다.삼양은 화섬을 SK케미칼과 통합키로 함에 따라 연 700억원가량의 각종 비용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앞으로는 식품과 정밀화학·생명공학·의약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이 가운데 정밀화학의 플라스틱은 연간 15%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효자’로,내년 매출액을 1055억원으로 잡고 있다.신규사업 중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의약사업은 항암제·당뇨치료제·심장순환계·노화관련·의료기기·바이오산업 등을 전략적으로 키울 생각이다.의약매출은 내년에 150억원,2005년에는 406억원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삼양 관계자는“삼양사는 창업이래 소비재사업에 진출하지 않고 중간재 위주의 화섬·정밀화학·식품·사료·의약 등의 사업에 매진했다”며 “향후 첨단업종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게 그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