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여신 만기연장

현대그룹 15개 채권은행들은 현대건설의 만기 도래 채무를 9월까지 전액 연장해주기로 결정했으며 금감원은 현대해상이 현대건설의 광화문 사옥을 678억원에 매입해줄 수 있도록 승인할 계획이다.

채권은행들은 또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으로 부터 매입하게 될 현대차 지분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나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게 매각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외환은행 등 15개 현대그룹 채권은행은 14일 은행회관에서 은행장 모임을 갖고 현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9월까지 현대건설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과 기업어음,회사채 등의 채무를 전액 만기 연장해 주기로 합의했다.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현대자동차 주식 6.1%에 대한 시가(약 2200억원) 매입과 관련 “채권단이 매입한 현대차 지분은 오는 12월22일까지 현대측과 특수관계가 없는 제3자에 매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행장은 이날 “계열분리에 저촉되지 않는 한 지분매각 대상에서 정세영 명예회장이나 정몽구 회장을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행장은 회의결과를 기자들에게 설명하며 “현대차 지분이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의장이나 현대의 특수관계인 쪽으로 넘어가는 것은 안된다는 점을 현대측과 합의했다”고 설명,현대측이 자구계획안 작성시 이 방안을 외환은행과 협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환은행은 또 15개 은행을 대표해 신용평가기관에 일부 현대 계열사들의 CP와 회사채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한편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현대지분 매각과 관련 현대상선 및 중공업 지분의 교환사채(EB) 발행이 여의치 않으면 채권금융기관이 직접 매각하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문제경영진 거취에 대해서는 “현대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시장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며 이익치 회장도 퇴진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 [e-mail] 차상근·정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