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킬라 원료 용설란 '금값'
2000.08.18 04:56
수정 : 2014.11.07 13:16기사원문
멕시코의 전통주 테킬라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주원료인 용설란이 턱없이 모자라 현재 ‘부르는 게 값’이다.
지난 90년대 중반만 해도 테킬라 주조업체는 용설란 1파운드(약 450g)를 4센트(약 44원)에 살 수 있었다. 과잉생산 덕이었다. 낙담한 재배 농가는 콩·옥수수 농사로 전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7년 냉해와 병충해로 용설란 수확이 20% 정도 줄었다. 이 바람에 가격이 껑충 뛰었다.
용설란 도둑이 기승을 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테킬라 제조업체인 호세 쿠에르보는 도둑을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무장 경비원 125명을 농장에 배치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테킬라의 인기가 치솟자 씨그램 등 다국적 주류업체들은 멕시코 현지 업체를 매입해 왔다. 주조 공장 설립도 붐을 이뤘다. 지난 94년 주조 공장은 32곳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72곳에서 600여종이 생산된다.
용설란 원액 100%짜리 고급제품 시장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프리미엄급은 병당 100달러를 호가한다. 가짜가 판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심지어 유럽에서도 가짜 상표 75종이 나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싸면서도 금방 취할 수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멕시코 대학생들이 즐겨 마시던 술이 테킬라다. 이들은 요즘 무슨 술을 마실까.
/ jslee@fnnews.com 이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