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돈관리 경제관료가 적역?…오너 친분따라 영입

      2000.08.21 04:57   수정 : 2014.11.07 13:15기사원문

대기업의 금융 수장은 정통재무관료 출신들의 ‘몫’인가.
현대 LG 한화 동부 등 주요 대기업들의 금융부문 사령탑에 거물급 경제관료 출신이 속속 포진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최근 정통경제관료 출신의 강경식 전 부총리(64)를 그룹의 금융보험회장으로 전격 영입, 금융전문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올들어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현대그룹은 지난 98년 금융부문 확장 과정에서 재무부차관보와 보험감독원장을 지낸 안공혁씨(63)를 현대투자신탁증권 회장으로 앉혔다.
LG그룹은 지난 95년 정영의 전재무장관(63)을 LG경제연구원회장에 영입했다.정회장은 현재 LG투자증권회장으로 근무중이다.
또 한화그룹에는 재무부 차관보와 은행감독원장, 증권감독원장을 거쳐 ‘자금흐름’에 밝은 박종석부회장(64)이 포진해 있다.박부회장은 지난 95년 한화종금의 전신인 삼희투자금융회장으로 한화와 인연을 맺은 뒤 현재 구조조정위원장과 한화증권회장을 겸하고 있다.

금호그룹과 한진그룹은 관료출신이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케이스.이승윤 전경제부총리가 지난 96년부터 금호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에서 경영자문을 하고 있다.한진그룹의 경우 정인용 전부총리가 지난 98년부터 대한항공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삼성은 그룹공채 출신이 금융부분을 맡고 있어 여타 그룹과 차별된다.삼성의 경우 비서실출신의 이수빈 삼성생명회장(61)이 사실상 그룹의 자금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 동양 등에는 행정, 국세청 관료 출신이 대거 진출해 있다.코오롱의 경우 임채주 전국세청장(63)이 올초 그룹 고문으로 영입됐다.동양그룹의 경우 고위직 출신관료보다는 행시출신의 사무관출신이 상당수 포진해 있는 점이 이채롭다.동양메이저(옛 동양시멘트) 투자사업본부 윤여헌 부사장(52)은 행시 14회로 건설부, 재무부 사무관을 거쳐 95년부터 재직중이다.동양생명 구자홍 사장(51)은 행시 13회로 경제과학심의회 사무관과 경제기획원 과장을 거쳐 지난 95년 동양에 합류했다.

대기업이 이처럼 관료출신들을 줄줄이 영입한데는 기업고위층과의 친분도 한 몫하고 있다. 일례로 동부의 경우 김준기 회장과 강 전총리와는 20∼30년간 교분이 있는 사이다.또 김영석 SK증권부회장(60)은 유종근 전북지사와 남성고 선후배간이며 손길승 SK회장과는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간이다.LG투자증권 정회장의 경우 재무부 국장시절부터 동향인 변규칠 LG텔레콤회장과 각별한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현대투신 안회장은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텁다는 후문이다.

/ lee2000@fnnews.com 이규석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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