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경제를 챙길 때
2000.08.21 04:57
수정 : 2014.11.07 13:15기사원문
남과 북이 통곡하고 온세계가 흐느껴 운 눈물의 드라마는 이제 제1편이 끝났다. 50여년이란 오랜 기다림의 세월에 비해 3박4일의 짧은 만남은 너무나도 아쉬운 것이었다. 이산가족의 만남이 보다 확대되고 생사확인, 서신왕래, 면회소설치 등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더욱 간절하다.
지난 몇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남북문제에 함몰되어온 느낌이 짙다. 지난 3월의 베를린 선언이후 6·15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이산가족상봉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는 남북관련 이슈에 묻혀버리고 만 것이다.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평화의 문제가 그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협력을 보다 내실있고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강력한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북사업에는 어느 것이나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고 경제력의 바탕위에서만 협상의 우위도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들어 국내경제가 각부문에 걸쳐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정부정책의 우선순위가 남북문제에 쏠려 있는 동안 경제는 심상찮은 조짐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려오던 각종 실물지표의 증가세가 현저하게 둔화, 경기가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는 징조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신용경색을 가져오고 연쇄부도설, 증권시장의 침체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벤처위기론까지 가세하여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경제회복의 원동력이었던 성장률이 하반기이후 감소될 조짐이 뚜렷하여 연착륙유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성장속에서도 안정세를 지속하던 물가도 최근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원유값이나 국제여건 그리고 각종공공요금인상 등은 앞으로를 더욱 불안케 하는 요인이다. 외환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던 수출의 심각성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가 새 경제팀의 발족이후 처음으로 경제정책조정회를 통해 집권후반기의 정책방향을 가다듬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앞으로 정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보다 벌려놓은 일을 효과적으로 매듭짓고 일관성 있는 정책집행으로 혼선을 불식하여 신뢰를 다시 쌓아나가기를 당부해 마지 않는다. 이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산적한 경제현안을 챙겨나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