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 건설 보유 상선지분 매입
2000.08.25 04:58
수정 : 2014.11.07 13:10기사원문
현대 자구계획안중 현대건설 보유 현대상선 지분(23.86%,2459만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 방안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에게 일괄 매각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25일 “건설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몽헌 의장이 건설 보유 상선 지분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9월중에 건설의 상선 지분을 정의장에게 매각할 예정이며 정의장은 상선 지분 인수대금을 자신의 현대전자 지분(1.72%,848만주)중 절반이 넘는 0.9%(약 444만주)를 팔아 약 1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현대상선 주식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나머지 주식의 일부는 정의장의 사재출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정의장의 건설 보유 상선 주식 인수 결정 배경=현대관계자는 건설의 유동성 문제 해결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유지를 위한 포석도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정의장은 현대건설을 7.82%를 가진 최대주주로서 현대건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현대상선을 지배하고 상선은 중공업 12.46%,전자 9.86%,증권 16.65,엘리베이터 7.9%,고려산업개발 4.91% 등 최대주주로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해 그룹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정의장이 상선 현재 보유지분 4.9%에다 건설 보유 상선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상선 지분이 28.76%로 크게 늘어나게 되고 현대상선이 최대 주주인 계열사들을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결국 상선을 ‘지주회사 격’으로 삼아 이번 기회에 주요 계열사를 더욱 확실히 지배하겠다는 것이 현대측의 계산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대응이 문제=현대상선이 중공업 지분 12.46%를 그대로 보유하고 현대건설의 중공업 지분(6.93%)을 교환사채를 발행한다는 현재의 상태에서 정의장의 상선 지배력이 강화된다면 조기 계열분리를 원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측으로 불편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중공업측은 지난 13일 현대 자구계획안 발표때 2002년6월까지 중공업 계열분리를 한다는 현대그룹측의 발표에 내심 불만족스럽지만 지켜본다는 입장을 유지해 오고 있다.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의 중공업 지분은 8.06%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당장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사재출연의 의미=현대 고위관계자는 25일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증자 형태의 사재출연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그동안 현대측이 채권단과 협상을 통해 완강하게 반발해온 사재출연 카드를 스스로 제기했다.
현대가 들고나온 사재출연 제안은 정의장의 건설 보유 상선 지분 인수 선회에 대한 채권단의 눈치를 살피고 여론을 희석하기 위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또 정의장의 건설 보유 상선 지분 인수 방침은 결정됐지만 아직 추가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 여부에 대해서도 속단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