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씨,현대건설 회사채 저리 인수

      2000.09.08 05:02   수정 : 2014.11.07 12:58기사원문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사모사채와 기업어음(CP)을 인수하면서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금리를 적용했다.
8일 현대에 따르면 정 전 명예회장은 지난 6일 현대건설의 3년 만기 사모사채 1700억원을 인수하면서 연 5.0%의 수익률을 적용했다.이밖에 현대건설 CP 293억원도 5.01%의 할인율에 인수했다.
이는 현대건설이 최근 자회사 격인 현대상선에 몇차례 기업어음을 넘기면서 적용한 할인율 11%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또 현대건설의 회사채 등급이 투기 등급에 해당하는 ‘BB+’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다.

정 전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사모사채와 CP 인수에 지난달 22일 장중 매각한 현대자동차 주식 1271만주 매각대금 2000억원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명예회장이 현대건설의 어려움을 알고 현대차 주식처분 대금을 그냥 갖다 쓰라고 하셨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무이자로 쓰는 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자율을 5%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고위관계자는 8일 “정 전 명예회장은 현대건설과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사모사채와 CP를 매입했다면 부당내부거래에 해당된다”며 “현대에 사실을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지만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수익률을 적용한 것은 그동안 재벌들이 부당내부거래에서 사용했던 방법”이라며 “조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김환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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