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브레인´ 한국경제학계 중추

      2000.12.06 05:27   수정 : 2014.11.07 11:52기사원문

개교 602주년을 맞은 성균관대학교(총장 심윤종·서울시 종로구 명륜동·이하 성대).기자가 찾은 지난 4일 오후 캠퍼스는 오랜 학풍과 신학문의 기운이 조화롭게 넘쳐 흘렀다.성대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인간의 존엄성을 토대로 자기완성과 인류평화를 달성)이란 유학정신이 건학이념이다.여기에 재단교체후 환경·인프라 부문 구축 사업과 교육 및 연구기능, 우수학생 발굴 등 교육내실화 작업이 맞물리면서 획기적 변모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감지됐다.‘전통과 첨단의 조화로운 발전’을 모토로 내건 상아탑다웠다.‘비전 2010년’ 계획을 수립한 후 ‘세계적 학문연구의 요람’을 꿈꾸는 성대.그 정점에는 성대의 ‘중심학부’를 자처하는 경제학부가 자리하고 있다.

◇‘성균 문행 경제학파’,자부심 충만=경제학부는 지난 98년 223명의 졸업생 가운데 185명이 취업해 80%의 취업률을, 99년에는 253명중 231명이 취업해 94%의 취업률을 보였다.김영달 경제학부 행정실장(58)은 “이런 취업률은 빼어난 교수진과 특성화된 경제학 교육, 우수학생 유치에 힘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정부관료·전문경영인·금융전문가·벤처기업가·회계사 등 진출하는 경제학부의 역대 배출동문은 괄목할 만하다.특히 ‘성균 문행 경제학파’로 압축되는 학계 진출은 눈여겨볼 만하다.성대의 상징인 은행나무와 학문을 결합한 ‘문행’(文杏)은 경제학부의 학문적 성취와 자신감의 징표이다.학계에만 200여명이 진출해 있을 정도로, ‘문행연구회’, ‘한국경제연구학회’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동문인 김준영 경제학부교수(49·교무처장)는 “공무원 경우 국장급이상에 동문이 30여명이나 포진돼 있어 이 부문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며 “최근 부임하는 젊은 교수진도 국제 학술지에 우수한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는 등 잠재력이 뛰어나 여러 여건을 비췄을때 오는 2005년께 국내 최고의 경제학 전당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경제학부 교수진은 경제학전공은 정병수(국제경제)·김기태(거시경제)·오호성(농산물가격론)·김유배(노동경제)·김태동 교수(국제경제) 등 27명, 통계학전공은 오광우(통계)·정강수 교수(경제통계) 등 7명을 포함, 34명의 자타가 공인하는 우수 인적자원이 포진해 있다.

◇52년 연륜, 내실 탄탄=경제학부의 탄탄한 내실은 오랜 기간 끊임없는 경쟁력을 구축한 결과로 보인다.지난 1948년 정경학부에 설치됐던 경제학부는 1953년 법정대학 경제학부로 바뀌었으며, 1961년에는 경제학전공과 경영학전공을 병설하게 된다.지난 79년에는 농업경제학과와 무역학과 2부가 신설됐다.이후 지난 96년 1월 경제학과·통계학과·무역학과·농업경제학과를 하나로 아우르는 경제학부로 모습을 일신해 현재 경제학전공과 통계학 전공을 두고 있다.지난 71년 1월에는 현재 국제통상대학원의 전신인 한국최초의 무역대학원을 신설해 당시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일조하는 무역입국인을 양성해 내기도 했다.

학부측은 경제학분야는 경제이론·경제방법론·실증경제분석에 이르는 밀도 있는 강의를 진행한다.다른 대학에서는 통상 자연과학에 두기 마련인 통계학은 경제학전공과 연관지었다.유병서 경제학부장(59·국제통상대학원장)은 “합리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응용과학이란 판단아래 두 학문을 연결시켜 운영중”이라며 “멀티미디어 환경하의 통계 자료 분석을 수행하는 방법을 폭넓게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뇌한국 21’로 연구력 입증=경영학부는 이런 교육적 뼈대를 바탕으로 올해 경제학부 발전기획위 운영, 특차지원자격 수능점수 상향 조정, 우수학생 배출제도 개선, 국제수준의 대학원교육과정으로 교과내용 개편, 우수교수진 확보 및 연구 업적 제고 등의 혁신적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전국 대학 경제학부 가운데 유일하게 ‘두뇌한국21(Brain Korea 21)’사업단의 일원으로 선정된 사실은 학부의 학문적 성과와 무한한 가능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학부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듣는다.이 사업은 교육부가 향후 7년간 1조4000억원을 들여 고등교육체제의 고도화와 특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세계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수행할 대학원을 집중 육성하자는 사업이다.사업단 참가로 경제학부는 앞으로 42억원가량을 지원받게 된다.교육·연구단은 김준영·백경환·이영훈·김경수교수 등 14명으로 모두 지난 94년 1월부터 4편이상 국제학술지 및 전국규모 학술지에 논문과 학술저서를 펴낸 이들이다.

교육·연구단은 제도개혁을 통해 세계 수준의 대학원 육성을 꾀하게 되는데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후 연구조교로 채용해 연구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교육·연구단은 오는 2002년에는 교수 1인당 학생비율을 올해 50.1명에서 2002년에는 22명으로 줄이고 학부정원 33%감축, 대학원 문호개방 등의 학사과정 입학 전형제도 개선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성대는 이와는 별도로 지난 98년부터 대학중장기발전계획인 비전 2010년에 따라 대학특성화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99년 제1차년도 대학 특성화분야로 일반대학원에 역시 대학원 경제학과를 선정했다.

◇21세기 신경제인 집중 육성=경제학부는 행정의 선진화조치와 함께 교육시설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교육시설의 경우 경제학부 자체 웹(Web)실·세미나실·각종 시청각 교재를 사용한 첨단강의실을 갖춰 교육환경의 ‘윤활유’를 대폭 보강했다.

경제학부 관련 연구소운영과 학회 및 스터디 그룹활동도 활발하다.지난 70년 세워진 한국산업연구소를 비롯, 무역연구소·한국노동연구소·응용통계연구소는 경제학부의 연구능력을 높이는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학생 자치활동인 과미현(과거를 분석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현재를 개척하는 사람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 프로메테우스 등은 성대 경제인들의 사고의 폭을 가늠케한다.폭넓은 혜택을 주는 장학제도도 인재양성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99년 2학기에 251명에게 2억3712만여원을 지급해 장학금 수혜율 28%를 기록했다.경제학부는 이런 세밀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밀레니엄시대에 중추 역할을 해낼 신경제인을 키워낸다는 복안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차분한 명성에 걸맞게 학생들의 만만치 않은 자긍심에서 경제학부의 밝은 미래가 읽힌다.임서영 경제학부 학생회장(여·22)은 “민족의 얼이 배인 깊은 역사와 사회 각계에 진출한 능력있는 동문선배들의 활동상과 후배사랑에서 학부에 대한 뭉클한 애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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