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銀 통폐합 강행…정부,노조·일부 외국인대주주 반발 불구
2000.12.13 05:29
수정 : 2014.11.07 11:47기사원문
정부는 대형 시중은행 통폐합과 관련, 일부은행의 외국인 대주주와 노조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민·주택은행 간 합병 및 외환·한빛은행간 조기 통합을 강행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해당 은행장들에 일단 합병 또는 통합선언부터 하고 노조반발 등 나머지 문제를 해결토록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은행을 비롯, 주택·제주은행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고 해당 은행들의 해외 대주주들이 노조문제를 이유로 조속한 결정을 미루고 있어 은행 통폐합 작업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경영진과 주주, 노조가 이른 시일안에 결단을 내리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민·주택은행의 합병 문제는 양측 경영진이 스스로 선택한 결정”이라며 “국민은행측 노조의 반발때문에 합병선언이 지연되고 있으나 행장의 용단만 확실하다면 합병선언이 나오는데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선언만 나온다면 다른 은행들의 합병 및 통합선언도 잇따라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해 두 은행의 합병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주택은행 경영진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합병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가운데 국민은행측의 대주주인 골드만삭스측도 합병 조율작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르면 14일중 두 은행 합병과 관련한 결론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외환은행의 외국계 대주주인 코메르츠 방크측은 한빛은행과의 통합문제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들의 통합작업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이날 “코메르츠방크가 12일 외환·한빛은행 통합 안건을 경영위원회에 상정하지 않은 것은 국내 금융노조의 저항 등이 기본입장 확정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코메르츠가 의사결정 시한을 못박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미은행측은 미국 칼라일 컨소시엄 등 대주주를 상대로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동의해 줄 것을 설득하고 있어 하나·한미간 합병선언도 시간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이용득 금융·산업 노조위원장과 만나, 은행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조측이 도와달라며 협조를 요청하는 등 대형은행 통폐합 조기성사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 fncws@fnnews.com 최원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