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Packaging)

대부분의 공산품은 종이 박스·플라스틱·유리·캔 등 여러 재질로 감싸져 있는데 이러한 포장이 갖는 기능은 다양하다. 우선 제품을 담는 기능이다. 생산공장에서부터 여러 유통경로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운송을 원활하게 해주고 또한 이동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으로 인한 손상을 막는다. 어떤 제품은 액체로 되어 있어 쏟아질 수 있다. 햇빛에 바랠 수도 있고 화학적 반응으로 고유의 특성이 변질될 수도 있다. 40대 이상의 독자라면 도시락에 반찬으로 김치를 함께 넣어가지고 등교하다 김치국물을 가방에 흘린 기억이 날 것이다. 이후 김치를 이유식병에 담아 간단히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는 포장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제품의 사용을 쉽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는 마아가린은 처음 사용한 이후에도 보관이 편하다. 다음으로 포장은 소비자에게 생산자의 의사를 전달해 준다.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고 내용물,사용방법 등과 함께 상품의 이미지도 나타내 준다.

특히 디자인·색깔·모양·재질 등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다. 이는 최종적인 광고 구실도 해 소비자의 상품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소비자가 그 상품을 구입한 후에도 기억에 남도록해 재구입을 유도한다. 이밖에도 포장에 표시된 바코드 등은 판매 유통과정에서 재고관리를 원활하게 해주고 거품 면도를 가능하게 해주는 공기분사식 용기는 면도크림이 획기적인 새로운 상품으로 자리잡게 한다.

이러한 포장의 긍정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포장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들어 환경문제가 떠오르고 있고 자원낭비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포장의 유사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어떤 회사는 식기세척제와 레몬즙을 내놓았는데 이 두제품을 담는 플라스틱용기의 모양과 색깔이 비슷해 어른이고 아이고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식기세척제를 마셨던 예가 미국에서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얼마전 농약을 밀가루로 알고 떡을 만들어 먹은 일이 발생했었다. 생산자로서는 소비자가 이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포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함께 경쟁사 인기상품의 포장을 모방 소비자들은 현혹시키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도 포장으로 인해 일어난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은 제품의 질보다는 사치스러운 포장에 더 신경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포장에 속지 않는 현명한 소비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포장에 따른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온다는 사실도 알아야 하겠다.

/ [e-mail] 안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