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사끼리 통합할 것˝

      2001.01.19 05:39   수정 : 2014.11.07 16:32기사원문

‘전통제조업의 맏형’인 면방산업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렸다.19개 업체가 시장을 나눠갖고 있지만 가운데 일부 업체는 사업다각화 등 ‘외도’를 시도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그러나 기술개발이 늦춰지고,시설의 노후화가 두드러지면서 점차 침체의 늪에 빠졌고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환부’는 금새 드러났다.무려 9개사가 연쇄적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화의,법정관리의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부실업종의 오명을 쓰게 됐다.

◇경영부실·후발국도전 ‘내우외환’=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사생산은 39만t으로 추정된다.올해는 설비의 80%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진 노후설비를 줄일 경우 생산량도 감소해 38만t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면방의 부진은 복합적 원인이 작용했다.한때 30%가까운 수익률을 안겨주던 주력 수출품목인 멜란지사(면과 천연섬유를 이용해 다기능을 부여한 실)의 수요는 준 반면 중국이 본격생산에 나서면서 주요 수출시장인 홍콩·일본·중국으로의 수출이 주춤거렸다.

설상가상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파키스탄으로부터 싼 값의 코마사(길이를 일정하고 균일하게 만들어 광택이 우수한 실)가 대량으로 나오면서 시장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졌다.섬산연은 “중국,인도,파키스탄 등 경쟁국의 품질향상과 저가공세에 따른 경쟁이 심화한 탓”이라고 정리했다.

가격하락에 따른 악순환을 풀기 위해 해외투자를 했으나 뚜렷한 효과가 없었다.무려 12개사가 앞다퉈 중국·인도네시아·이집트·베트남·우즈베키스탄에 설비를 증설했다. 추가투자는 갑을방적이 외자 760억원을 끌어들여 우즈베키스탄에 11만추 규모의 방적공장을 짓기로 한 게 유일하다.국내투자는 일신방직이 면사설비 3만6000추를 증설해 오는 5월까지 코마사 생산라인을 20%늘리기로 하고,방림과 삼일방직이 방직기 증설을 했거나,계획하고 있는 정도다.

◇부실사 “헤쳐모여” 가속 전망=업계에서는 아직 구조조정을 위한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대한방직협회 관계자는 “산업자원부에서 구조조정을 협의하자는 수준의 내용을 전달받았을 뿐 진척사항은 없다”며 “민감한 문제인 탓에 협회가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입장도 못된다”고 토로했다.

앞으로 예상되는 빅딜구도는 부실사끼리의 통합을 뼈대로 한 해외이전방안이다.국내에서의 빅딜은 의미가 없으며,경영여건이 좋은 선발업체에 부실업체를 떠안기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고려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이럴 경우 최대면방업체로 지난해 외자 760억원을 끌어들여 우즈베키스탄에 11만추규모의 방적공장을 짓기로 한 갑을방적의 태도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정훈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석유·화학팀장은 “면방은 회생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우열이 뚜렷하다”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실기업끼리 맞붙여 자력을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여기에 구조조정을 통한 노후설비 폐기,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개체와 자동화시설 투자,첨단소재개발을 통한 경쟁력확보가 면방회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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