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 1년만에 72억 흑자

      2001.07.15 06:29   수정 : 2014.11.07 13:30기사원문

“10여개의 중대형 건설업체들이 퇴출되고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건설업계 최악의 해로 기록된 지난해, 72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습니다. 매출액 3932억원, 수주 4635억원을 달성했어요. 게다가 워크아웃 이후 현재까지 채권단에서 일체의 자금지원 없이 완전한 자체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주활동으로 1조3000억원 상당의 공사 이월물량도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경영성과를 얘기하는 조병수 경남기업 사장은 자신에 넘쳤고 말에는 힘이 배어 있었다.조사장은 전임직원이 워크아웃 조기졸업과 경영정상화라는 목표를 향해 일치단결해 뛴 결과라며 공로를 직원들의 노력덕분으로 돌렸다.

채권금융단조차 워크아웃 첫해인 지난해 최소한 76억원 정도의 순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진단했을 정도였다고 했다.지속적인 건설업계의 불황과 워크아웃기업으로서의 영업활동 제약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경남기업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지난해 스리랑카에서 1억3000만달러 상당의 고속도로 공사를 턴키로 수주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또 새로운 고급브랜드 경남 아너스 빌을 출시, 아파트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20∼30평형대의 중소형 시장을 집중 공략, 100%에 가까운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99년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부터 이 회사 경영을 책임진 조병수 사장은 옛 새한자동차에서 부장까지 지내고 건설업에 뛰어든 늦깎이 건설맨이다.

대부분의 동료들이 현직을 떠났으나 조사장은 나이 60에도 현직을 지키고 있는 점만으로도 건설업종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 80년대 경남기업에서 이사를 지냈지만 온전히 경남기업만 지키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여러곳의 다양한 회사들로부터 스카우트 돼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맡는 등 경력도 화려하다.

워크아웃기업을 1년만에 반석위에 올려놓은 조사장의 경영 노하우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아 경영관을 들어봤다.

21세기에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바탕으로 정보화시대,디지털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정보관리능력과 국제적인 경영감각을 겸비한 전문경영인이 요구된다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영철학을 조사장은 거침없이 얘기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들은 “조사장이 평소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강력한 업무 추진력으로 임직원들로부터도 신망이 높다”고 말했다.조사장은 솔선수범과 강력한 업무추진력을 직장생활의 원칙으로 삼아 30여년의 직장생활을 해왔다고 했다.임직원들에겐 ‘일치단결’,‘Let’s do it together!’를 항상 강조한다.

조사장은 경남기업의 경영을 맡자마자 투명경영,책임경영,수익경영의 3대 실천방침을 세웠다.

투명경영이란 필요한 기업정보를 종업원이나 주주,고객들과 공유하고 합리적인 경영활동을 펴나가는 것이다. 책임경영은 사장은 사장으로서의 책임을, 직원은 직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수익경영은 주주와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투자자와 회사가 공생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재무구조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조사장은 이같은 경영방침을 달성하기 위해 수주의 극대화와 5% 원가절감 운동, 1인당 생산성 향상 등의 행동강령을 수립했다.또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솔선수범하고 모범적인 직장을 꾸며 주주와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견실한 회사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조사장은 전문경영인이란 자기분야에서 높은 전문지식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최고 수준의 전문가여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밝혔다.

21세기에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바탕으로 정보화시대,디지털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정보관리 능력과 국제적인 경영감각을 겸비해 새시대에 걸맞는 정직한 기업으로 성정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전문경영인의 소명이며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장은 최고경영자(CEO)의 덕목으로 솔선수범을 유달리 강조했다.지금은 예전과 달라 CEO가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회사 조직이 CEO의 의지대로 따라와주지 않는다고 했다.모든 직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현장중심 경영으로 현장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조사장은 지난달 해외 공사현장 점검과 신규공사 수주를 위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출장을 다녀왔다.경남기업은 에리트레아에 공항·항만·아파트·병원 등의 현장이 있고, 에티오피아에는 8000만달러 규모의 신공항 및 도로공사를 시공하고 있다.아프리카 공사현장은 사막을 통과하는 도로공사로 물도 매우 귀하고 공사용 골재도 구하기 힘든 데다 요즘은 47도를 오르내리는 열악한 현장이고 기후까지 나쁘다고 했다.아프리카 현장을 다녀온 조사장은 이런 열악한 상황이라야 다른 외국건설업체가 참여를 기피,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있고 수익성도 보장된다고 했다.그만큼 해외공사도 이문이 박해졌다는 것이다.

조사장은 이들 국가에서의 후속공사 수주를 위해 해당국가의 대통령과 비서실장, 외자담당 경제수석, 건설관련 장관 등 관계자를 모두 만나 후속공사 수주지원을 약속받았다고 전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맡은 공사를 계획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시공하는 경남기업을 현지에선 ‘국가건설기업’으로 추앙하는 수준이라며 그곳 분위기를 전했다.조사장은 에티오피아에서 상당한 수준의 도로공사가 연내 발주될 것이라며 후속공사에 대한 수주의욕을 보였다.경남기업은 워크아웃 후 매각을 고려한 실사를 벌였으나 지난해에는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요즘 자율경영에 부합하는 경영성과 발생으로 향후 방향 수정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조사장은 “경남은 조만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시장에서도 신용을 얻을 수 있으며 올해에도 높은 흑자가 확실시된다”고 밝혀 경영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이제는 경남기업을 단순한 기업회생 차원이 아니라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내실있고 튼튼한 건설회사로 성장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혀 경영상태나 목표가 워크아웃 졸업수준을 뛰어넘었음을 보여줬다.
◇조병수 경남기업 사장 약력

▲59세
▲전남 화순
▲광주고
▲한양대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고려대 경영대학원 수료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
▲새한자동차 부장
▲㈜신원개발 이사
▲삼성종합건설 이사
▲㈜남화건설 대표이사
▲경남기업㈜ 이사
▲상우종합건설 부사장
▲대상건설(옛 미원건설) 부사장
▲성북역사㈜ 대표이사
▲우면산개발㈜ 대표이사
▲한국중공업 부사장(건설사업본부장)
▲(현)경남기업㈜ 사장

/ somer@fnnews.com 남상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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