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뮤추얼펀드 설립 난항

투신운용사들이 기존의 수익증권보다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에 유리한 뮤추얼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도상의 여러 제약에 묶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익증권과는 달리 뮤추얼펀드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초기 설립자본금이 4억원이상 필요하나 현행 증권투자신탁업법상 투신운용사의 유가증권 소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24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투신운용을 비롯해 3∼4개 투신사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충족하기 위해 뮤추얼펀드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뮤추얼펀드는 수익증권과는 달리 4억원 이상의 초기자본금으로 일반법인을 설립한 뒤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 증권투자회사로 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증권투자신탁업법상 투신운용사는 고유재산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는 데다 비상장주식도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해서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판매증권사 등에서 초기자본을 유치하지 않는 한 뮤추얼펀드 설립이 원천봉쇄돼 있는 형국이다.

한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예외적으로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으면 투신사 고유재산으로도 뮤추얼펀드 설립이 가능하다”면서도 “금감원이 투신사가 초기자본을 출자해 뮤추얼펀드를 설립하는 것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투신운용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3∼4개 뮤추얼펀드 설립을 협의중이며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며 “계열 증권사가 없는 투신운용사는 뮤추얼펀드 설립이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신업계에서는 뮤추얼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감원이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즉,자산운용사처럼 증권투자회사법에 예외규정을 만들어 뮤추얼펀드에 한해 초기자본금 출자가 가능하도록 해주거나 승인절차를 완화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H투신 한 관계자는 “뮤추얼펀드가 올해부터 완전개방형 상품으로 거듭나 거래 투명성은 물론이고 상품성도 크게 높아졌다”며 “펀드매니저나 대형 고객들도 뮤추얼펀드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감독당국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도 “투신운용사가 1조원대의 대형 뮤추얼펀드를 만들게 되면 침체돼 있는 전체 뮤추얼펀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투신운용사의 뮤추얼펀드 설립 활성화를 강력희망했다.

/ [e-mail] 강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