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참의원 압승 의미와 전망

      2001.07.30 06:33   수정 : 2014.11.07 13:18기사원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취임 3개월 여만에 치러진 29일 일본 참의원 선거가 집권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남에 따라 일본 정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선거에서 자민당은 교체(개선.改選) 대상 121석의 과반선인 61석을 자력으로 무난히 달성한 것은 물론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합쳐 이른바 `안정다수의석'인 68석을 상회하는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고이즈미 체제는 `롱런'의 기반을 다지면서 `성역없는' 경제구조개혁 정책을 강력히 밀고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이웃인 한국과 중국의 거듭된 `조언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강행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대해 유권자들이 힘을 보태준 결과가 나타나 `고이즈미의 우익노선'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고이즈미 롱런체제 구축 = 당초 고이즈미 총리는 인기가 바닥을 기던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대신해 과도기적 총리로 정권을 잡았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당시 모리 총리 체제로는 참의원 선거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 그를 강판시키면서 차기 총리의 임기를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 때까지로 제한한다는 `약정'이 있었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3월 26일 취임 직후부터 미디어 정치에 시동을 걸면서 인기가 수직상승, 한달 전 도쿄도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까지 승리로 이끌어낼 가능성이 큰 상태여서 그의 장기집권 체제는 확실히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자민당이 개선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되면, 현재 자민, 공명, 보수당으로 구성된 연립 3당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된다.


연립 3당은 참의원 선거 직후 미디어의 사전출구 조사를 통해 `낙승'을 확인 한뒤 곧바로 정책협의를 갖고 연립정권을 더욱 공고히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공명당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식참배에는 강력히 반대하고있어 연립정권내 이념적 괴리는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

또 참의원 선거후보 결정이 철저한 파벌안배 원칙에 의해 이뤄져 당내 최대계파인 하시모토파가 여전히 힘을 비축하게 된 것도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경제적 의미 = 자민당의 압승은 고이즈미 총리가 주장해 온 정치, 경제노선을 유권자들이 찬성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가시적인 메시지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는 야스쿠니 신사참배 강행과 역사교과서 왜곡파문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냈고, 경제적으로는 이른바 성역없는 구조개혁과 고통분담을 국민에게 촉구, 호소해 왔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승리는 우익노선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는 참의원 선거에 나타난 `민심'과 `국민정서'를 내세우며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하고, 역사교과서 파문을 뒷전으로 미뤄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미 역사교과서 논란으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한.일, 한.중 관계가 더욱 험악한 지경에 빠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경제적으로는 고이즈미 총리의 구조개혁이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는 선거내내 `저성장과 대량실업이 예상되지만, 구조개혁에 따른 아픔을 나눠야한다'고 주장했고, 유권자들이 이에 동의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야당의 참패 = 4개 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를 통해 적어도 자민당 등 연립여당의 참의원 원내 과반수 확보저지를 지상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야당은 고이즈미 총리의 대중적 인기에 `무임승차'한 자민당의 선전에 굴복했고, 결국 참의원 원내 과반수는 물론 `안정다수의석'인 68석도 자민당에게 `헌납'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제 1야당인 민주당은 적어도 30석을 얻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으나, 20석을 조금 넘기는데 그쳐 정권교체의 대안세력으로 국민에게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임을 드러냈다.

공산당, 사민당, 자유당 등도 모두 두 자리수 의석확보를 목표로 삼았으나 한자리수 의석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야당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계획을 저지하기도 힘든 지경에 빠졌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일본의 참의원 = 일본은 한국의 단원제와 달리 중의원과 참의원으로 구성된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다.

중의원이 민중(民衆)의 의사를 대표해 예산안과 법률안 심사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하원(下阮)역할을 하고 있다면, 참의원은 중의원의 이런 활동에 `참가(參加)'해 예산과 법률안을 재심의 또는 검토하는 감시자적 입장의 상원(上阮)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참의원의 임기는 6년이며, 3년마다 의원정수의 절반을 교체하고 있다.


참의원은국회의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해산이 불가능하다.

참의원 의원정수는 252명이었으나 지난 1988년 선거법 개정에서 10명을 줄이기로 결정돼 이번에 5명이 줄어들고, 3년 후에 나머지 5명이 감소된다.


선거구는 최소1명에서 최대 3-4명까지 뽑을 수 있는 복합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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