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상위권 질주…우즈, 곤두박질
2001.09.08 06:44
수정 : 2014.11.07 12:46기사원문
'검은 탱크' 최경주(31. 슈페리어)가 미국프로골프(PGA) 벨캐나디언오픈(총상금 380만달러)에서 이틀째 상위권을 달렸다.
전날 공동8위에 올랐던 최경주는 8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로열몬트리올골프장(파70. 7천112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쳐합계 5언더파 135타로 공동8위를 그대로 지켰다.
전날 보기가 없었던 최경주는 이날 다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탓인지 2개의보기가 나왔지만 평균 비거리 320야드의 폭발적인 드라이브샷을 뿜어내며 버디 4개를 골라냈다.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의 정확도는 전날보다 오히려 나아졌고 퍼팅도 안정된 최경주는 이로써 시즌 4번째 10위권 입상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전날 공동선두였던 마이클 무어, 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 등 4명이 최경주와 공동8위에 올랐다.
대회 2연패에 나선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어이없는 트리플보기를 저지르며 3오버파 73타로 무너졌다.
1라운드 공동선두였던 우즈는 중간합계 2언더파 138타가 되면서 공동 28위로 곤두박질쳤다.
우즈는 2번홀(파4)에서 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며 320야드를 날아간 뒤 공이감쪽같이 사라져 1벌타를 먹고 다시 티샷을 날려야 했고 그나마 페어웨이를 벗어나5온2퍼트로 3타를 까먹었다.
갤러리들이 나중에 소나무 가지 속에 얹혀 있던 우즈의 볼을 찾아냈지만 이미볼을 찾는데 허용된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충격을 받은 듯 우즈는 내리 3개홀에서 티샷이 빗나가면서 무너졌다.
우즈가 몰락한 가운데 무명 선수들이 '코스 레코드 파티'를 벌였다.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로열몬트리올골프장 코스레코드는 지금까지 5언더파 65타였지만 이날 6명의 선수가 코스레코드 타이 또는 신기록을 세웠다.
데뷔 이후 7년 동안 단 1승에 그친 디키 프라이드(미국)는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4타로 코스레코드를 수립했지만 5분 뒤 스콧 버플랭크(미국)가 63타로홀아웃하면서 기록은 다시 깨졌다.
데이비드 몰랜드 4세(캐나다)도 7언더파 63타를 몰아쳐 버플랭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인 시절인 94년 세인트주드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하위권을 맴돌았고 올해도 상금랭킹 206위에 처져 있는 무명 프라이드는 그러나 몰랜드 4세와 매트 고겔(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로 치솟아 '5분짜리 신기록'의 아쉬움을 달랬다.
올해 데뷔한 몰랜드 4세는 54년 팻 플레처 이후 내셔널타이틀인 이 대회 우승컵을 되찾아올 캐나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날 대회장은 오전에 티오프한 선수들이 잔잔한 바람 등 최상의 조건에서 마음껏 기량을 뽐낸 반면 오후에 출발한 선수들은 세찬 바람과 딱딱해진 그린 등으로 악전고투하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비제이 싱(피지)은 1오버파 71타를 치며 합계 3오버파 143타로 컷오프됐다.
이 대회 포함 76경기 연속 컷을 통과한 우즈에 이어 연속 컷 통과 부문 2위를달리던 싱의 기록은 24경기에서 멈췄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