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의, 성실한 실천을

      2001.09.18 06:46   수정 : 2014.11.07 12:39기사원문

지난 15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3박4일간의 일정끝에 18일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폐막되었다. 이번 남북회담은 양측의 합의사항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사실 이외에 그동안 중단되었던 남북간 대화 채널이 복원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남북회담은 작년 12월 평양에서 4차 장관급 회담이 열린지 9개월만에, 그리고 5차 회담이 북측의 일방적 통고로 연기된지 6개월만에 열린 것이다. 그 동안의 국제정세 변화와 남북관계에서 빚어진 사연들을 감안하면 그 의의는 보다 뚜렷해진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새로 들어선 이후 북?^미관계가 소원해졌고 남북한 사이에는 북한 상선의 영해침범과 8·15 통일 대축전에서 민간 방북단의 돌출 행동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대화가 복원된 것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이룩한 합의도 온 겨레의 기대를 모으게 하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내달 28일부터 평양에서 제6차 장관급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은 회담을 정례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 2월말 이후 중단되었던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을 10월 16일부터 2박3일간 서울과 평양에서 갖기로 한 합의 역시 1000만 이산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산가족 문제는 더욱 전진적으로 접근, 상봉의 규모도 확대할 뿐 아니라 항구적 면회소 설치와 같은 장치를 마련하는 데까지 발전하기를 바란다.

경제분야에서의 합의도 괄목할 만하다. 유보되었던 현안들이 큰 진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 활성화, 경의선 연결, 개성공단 조성,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등 남-북-러시아 철도 연결사업및 가스관 연결사업,임진강 공동 수방대책 그리고 4대 경협 합의서 조기발효 등에 합의하고 이같은 경협문제 논의를 위해 추진위원회를 곧 열기로 한 것이 그것이다. 이같은 남북한 합의사항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남북한 공히 경제발전은 물론 평화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같은 합의사항이 앞으로 얼마나 잘 지켜질지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합의한 많은 사항들이 지난 세 차례의 접촉을 통해 이미 합의되었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일방적인 파기와 연기로 인해 무산되어, 또 발표만 하면 무엇하나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아쉬운 점도 없지 않지만 합의한 사항이라도 어김없이 지킴으로써 국민에게 다시는 실망을 주는 일이 없기를 재차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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