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기 일동제약 회장

      2001.09.24 06:48   수정 : 2014.11.07 12:35기사원문

요즘 제약업계는 칠순을 바라보는 일동제약의 최고경영자(CEO) 이금기 회장(68)이 화제다. 평사원으로 입사(1960년)해 CEO까지 오른 이력이 아닌 부도의 회오리 속에 있던 일동제약을 위기에서 구출한 그의 경영능력 때문이다.

지난 97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그가 일동제약의 경영에 다시 복귀한 것은 98년10월. 계열사인 맥슨전자에 지급보증을 섰던 것이 화근이 돼 회사가 부도를 낸 뒤 최고경영자에 임명됐다 .

“충격이었습니다. 그때는 40년간 몸바쳐온 기업이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하고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죠.”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이금기 회장이 이끄는 일동제약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우조선에 이은 2번째 조기졸업이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무변제나 자금지원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끝내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의 희생과 노력덕분이었습니다.” 부도회사를 떠안은 이회장의 첫번째 임무는 기업경영의 포커스를 현금흐름 개선에 맞추는 것이었다. 우선 초음파진단기를 만들었던 일동 메디텍 등 불필요한 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했고, 계열사였던 맥슨전자를 세원텔레콤에 팔아 보증부담을 줄였다.


상여금 반납과 90억원의 무보증 전환사채 임직원 인수, 200여명의 인력감축 등 임직원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도 뒤따랐다. 이 회사의 오너인 윤원영 전회장은 개인소유 주식 18만주를 흔쾌히 내놓았다. 결과는 좋았다. 3월 결산법인인 일동제약은 올해 1·4분기에 296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6%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15%(22억원)나 증가했다. 실적호전은 급기야 지난 8월17일 일동제약에 워크아웃 졸업신청이라는 감격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아로나민골드, 큐란 등 롱런제품과 일동후디스(분유)의 성장에 힘입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 이회장은 “체질개선은 이제부터”라며 직원들에게 결속을 당부한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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