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외교’ 파문 국회 또 파행
2003.06.09 09:38
수정 : 2014.11.07 17:04기사원문
한나라당이 9일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방문을 ‘등신 외교’라고 깎아내리는 등 원색적으로 성토하자 청와대 등 정부와 민주당이 이에 발끈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 민주당은 이의장 발언을 문제 삼아 통일·외교·통상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 불참하는 등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회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대통령의 이번 방일 외교는 한국 외교사의 치욕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고, ‘등신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의장은 특히 “노대통령이 국빈대우를 받은 것을 빼곤 이번 방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이 동시에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민주당은 통일·외교·통상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거부하는 등 국회파행으로 이어졌고, 국정홍보처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이해성 홍보수석은 “한나라당의 망언은 국가원수와 국민에 대한 있을 수 없는 모욕이며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의장의 비하 발언에 항의, 국회 대정부 질문에 불참키로 했다. 민주당은 또 이의장에 대한 당직 해임을 한나라당에 요구하는 한편 이의장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평수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의장의 망언은 대통령이 외국에서, 그것도 가장 예민한 상대이자 이웃인 일본에서 정상외교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나온 말이라 충격적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말로 믿기지 않는 천박한 수준”이라며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여야 총무는 10일 오전 회동을 갖고 임시국회 파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나 이의장 발언 ‘사과’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당분간 임시국회 파행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진우 서지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