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시름 잊은 채, 하늘 꽃 피어있고…
2003.07.31 09:52
수정 : 2014.11.07 15:20기사원문
외금강 한 가운데 자리잡아 금강산에서 가장 전망이 뛰어나다는 세존봉으로 가는 길이 일반에 공개된다.
세존봉은 주위에 둘러싸인 금강산의 여러 봉우리에 비해 높지 않지만 비로봉·천선대·채하봉·백마봉 전망대와 더불어 금강산의 5대 전망대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곳이다.
옥류동에 들어서면서 앞쪽에 보이는 아름다운 봉우리 세존봉은 뾰족한 봉우리들이 연달아 있는 모습이 마치 하늘에 핀 꽃과 같아 ‘천화대(天花臺)’라 불린다.
세존봉 코스는 동석동-세존봉-구룡폭포로 이어지는 15㎞ 정도의 구간이며 날카롭고 험준한 바위와 거대한 바위 능선 봉우리들로 이뤄져 있다.
세존봉은 등산시간을 족히 8시간 정도는 잡아야 하는 코스지만 삼림욕(동석동)과 등산(세존봉), 폭포(구룡폭포) 등 3가지 즐거움을 모두 즐기는 데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세존봉 등산의 시작은 신계천의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동석동 다리에서부터이다. 이 지대는 30∼100년된 적송들의 군락지로 적송이외에도 떡갈나무·참나무 등이 혼합자생하고 있어 산림욕을 하기에도 충분하다.
한 시간쯤 지나면 깎아지른듯한 절벽이 있는 집선봉이 모습을 드러내며 시원한 계곡도 펼쳐진다. 이곳의 물맛은 금강산 최고라고 한다.
여기에서 조금 더 오르니 집선봉과 세존봉이 퍼붓는 물줄기가 합해져 선하계곡을 이루는 합수목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험난한 코스다. 갑자기 경사가 급해지고 폭도 좁아지며 바위마다 이끼가 잔뜩 앉아 있다.
조금만 앞으로 전진하면 눈앞에는 까마득한 철제 계단이 기다린다. 만든 지 20년이 넘었고 300개가 넘는 철제계단은 절벽과도 같이 가파르다. 계단의 끝이 정상이다.
맑은 날 정상에 오르면 북으로 만물상과 구룡폭포, 남으로 집선봉, 서로 비로봉과 옥녀봉, 동으로 해금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금강간 최고의 전망대라고 비와 안개로 인해 확인할 수가 없었다.
여름의 금강산은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짙은 안개로 경치를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봄과 가을에는 청명한 날이 이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내려오는 길에 있는 구룡폭포 코스에는 유난히 폭포와 담소가 많아 쌓였던 피로를 잊게한다. 이중 산삼이 녹아 있다는 ‘삼녹수’는 한모금만 나시면 10년이 젊어진다고 하니 산을 오르며 조마조마해 한참 더 먹었을 나이를 돌릴 수 있다.
이렇게 등산을 마친 사람들은 금강산 온천으로 향한다.
금강산온천은 규모와 주변 경관에서부터 관광객을 놀래키기에 충분하다. 금강산 매산바위 아래 8000평 규모의 이 온천은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실내 온천물은 신경통에 좋다고 해 인기가 높지만 특히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바로 눈앞에 비로봉이 있다. 금강산의 맑은 공기와 뛰어난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금강산의 여름산인 ‘봉래산’을 찾았으면 금강산 해수욕장에도 반드시 들러봐야만 한다.
금강산 해수욕장은 동해로 향하는 한면을 제외하고는 금강산에 둘러싸여 있다. 지난해 개장한 이 해수욕장은 한가롭고 여유롭다.
유난히 고운 바닷모래와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는 손바닥만한 명주조개는 신기하기만하다.
그렇다고 이곳에 자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들을 위해서 모터보트·제트스키·윈드서핑 등의 레포츠 시설을 갖춰두고 있으며 아이들을 위해 물미끄럼틀과 덤블링 등의 놀이시설도 갖춰두었다.
지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한가로운 해수욕장이 여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금강산 관광의 마지막코스는 삼일포이다.
이곳에는 먼 옛날 어떤 임금이 하루를 놀러왔다가 주변 경관에 매료돼 3일을 쉬고 갔다는 전설이 있다. 장군대와 단풍관에서 이곳의 풍경을 보면 관동팔경의 하나라는 것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번쯤 모든 것을 자연속에 묻히고 싶다면 금강산유람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금강산=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