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한 초가돌담 너머에 ‘충청도 양반’갓끈 보일듯
2004.04.15 11:03
수정 : 2014.11.07 19:13기사원문
감칠나는 솜씨로 짚을 이엉해 지붕을 얻어 황금빛으로 곱게 물든 초가집, ‘이리오너라’ 소리치면, 집사가 삐그덕 소리내며 대문을 열 것 같은 기와집….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것이 분명하다.
고속철의 개통으로 아산과 서울은 30분 거리로 가까워졌다.
아산에는 옛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외암민속마을 외에도 구국의 성웅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잠든 현충사, 1300년 역사를 지닌 온양온천·동양 4대 유황온천 중 하나인 도고온천·국내최대 건강 테마온천인 아산온천 등이 있어 온천욕과 문화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도고면 봉농리에 자리한 ‘세계 꽃 식물원’도 새로운 볼거리를 준다.
또 24∼28일 현충사에서는 ‘제43회 이순신 장군 축제’가 열리니 아산으로 역사체험과 휴양을 겸한 가족나들이를 떠나보자.
◇외암민속마을=중요 민속자료 제 236호로 지정되어 있는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은 약 500년 전부터 부락이 형성되어 충청 고유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총 5.3㎞), 정원이 보존되어 있으며 다량의 민구와 민속품을 보유하고 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잡은 마을의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에서 단아한 충청도 양반의 품격이 느껴지는 듯하다. 안내소를 지나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정승들의 모습마저 온순해 보인다. 동쪽에 마을을 은근하게 가려주는 소나무숲과 숲 아래 흐르는 작은 개울이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외암마을에서는 무엇보다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나지막한 돌담장이 인상적이다. 마을을 하나로 묶어주는 끈 역활을 하는 것도 같다.
마을을 이루고 있는 60호 가운데 대부분이 초가집이고 10여채가 기와집으로 대개 100∼200년은 훌쩍 넘은 집들이다.
이 집들은 가옥주인의 관직명이나 출신지명을 따서 참판댁, 병사댁, 감찰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영암댁(건재고택), 신창댁 등으로 불린다. 정원은 영암댁과 송화댁를 제일로 치지만, 교수댁의 정원도 인위적으로 꾸민듯한 모습에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가옥은 워낙 찾은 이들이 많아 훼손을 막기 위해 당분간 방문객의 출입을 금하고 있으니 사전에 문의를 한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041)544-8290
■세계 꽃 식물원
지난 3월19일 도고면 봉농리에는 ‘세계 꽃 식물원’이 문을 열었다. 8000여평의 유리온실에 국내외 유명 꽃 1000여종 1000만송이를 한데 모은 꽃 식물원이다. 이 지역 화훼농가 모임인 ‘아름다운 정원 영농법인’이 1만5000평의 화훼단지를 네덜란드식으로 꾸며낸 작품이다.
이곳에는 이름모를 들꽃이나 소박한 잡초 등은 찾아 볼 수 없다. 남기중 원장은 “동백도 생김새에 따라 품종이 140가지가 넘지만 모두다 단지 ‘동백’으로만 알고 불리는 것이 안타깝다”며 “꽃의 다양하고 정확한 이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들꽃은 심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맨 먼저 들르게 되는 ‘세계 동백관’엔 140여 품종의 동백나무가 아기자기한 허브꽃들과 어우러져 있고, ‘초화품종관·구근관’에는 다양한 품종의 튤립과 수선화, 팬지 등이 제각각 화려한 색과 독특한 향을 뽐내며 관람객을 유혹한다. 어른 5000원,어린이 3000원. 관람객에겐 2000∼3500원짜리 화분도 나눠준다. (041)544-0747
■이순신축제
염치읍 방화산 기슭은 성웅 이순신 장군이 성장하여 무과급제 할 때까지 사시던 곳이다.
충무공이 1598년 노량해전에서 순국하신 지 108년이 지난 숙종 32년(1706), 이곳에 충무공의 얼을 기리기 위하여 사당을 세웠으며 1707년 숙종께서 친히 현충사란 이름을 내렸다.
본전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있으며 유물관에는 일생기록인 십경도와 국보 76호인 난중일기, 보물 326호인 장검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충무공이 살던 옛집, 활터, 정려 등이 경내에 있어 역사체험 현장으로 손색이 없다.
충무공 탄신일인 28일을 기념하여 24일부터 5일간 현충사에서 축제가 벌어진다. 이번 축제는 소년 이순신·청년 이순신·명장 이순신·성웅 이순신 등 4개의 테마로 나눠 충무공의 생애와 역사를 익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조선시대 아산에서 열렸던 무과별시 재연행사는 물론 임진왜란 퍼포먼스,거북선 해전놀이, 이순신 압송행렬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온양역전, 고속철 천안아산역에서 행사장까지 무료셔틀 버스가 다닌다. (041)544-2161
#찾아가는길=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평택IC로 빠져 아산만을 지나 국도 39호를 타면 된다.
/아산=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