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스킨십 경영’ 확산…1대1 대화,도시락 미팅,쪽지편지로 애로 청취

      2004.05.21 11:13   수정 : 2014.11.07 18:22기사원문

‘스킨십을 늘려라.’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들과 1대 1로 마주치는 ‘스킨십 경영’을 부쩍 강화해가고 있다. 직접적인 임금인상이나 복지체계 개선보다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업무효율 증대나 노사간 화합에 더 큰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직 근로자일수록 인간적인 접촉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CEO들의 현장경영이 강화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스킨십 경영에는 일가견이 있다. 박회장은 예고없이 직원들과 1대1 대화를 나누곤 한다.
출근길 공항근처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본사를 찾는 일도 그의 주된 업무 가운데 하나다.

워낙 기억력이 좋아 한 번만 보고도 이름을 척척 외우는 통에 박회장의 인기는 사내에서 단연 최고다.

금호타이어 오세철 사장은 ‘악수 경영’으로 유명하다. 공장을 방문하면 라인 구석 구석을 돌며 모든 근로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고충을 듣는다. 오사장은 최근에도 광주 공장을 방문해 100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들과 스킨십을 가졌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관계자는 “과거 사장들은 공장을 한 번 둘러보는 등 권위적이였으나 오사장이 오고나서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면서 “오사장이 취임하고부터는 강성으로 소문난 노조도 마음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해외 출장 때도 직원들과 도시락을 같이 먹으면서 대화를 할 정도로 ‘도시락 미팅’을 즐긴다.

호텔신라 사장을 거친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매달 한번 본사 임직원과 함께 연극·영화 관람 ‘행사’를 갖는다. 행사 후 허사장은 간단한 술자리를 갖고 직원들과 대화를 통해 ‘코드’를 맞추기도 한다.

한진해운 최원표 사장도 직원들과 ‘열린대화’를 갖는 등 최근들어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불만이나 건의사항을 듣고 이를 경영에도 반영하고 있다.

복지체계를 개편하는 것도 최사장이 열린대화에서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오웬스코닝의 제임스 블라직 사장도 스킨십 경영 CEO로 꼽힌다. 지난해 6월 노사분규로 직장폐쇄까지 갔던 한국오웬스코닝의 블라직 사장은 최근 경북 김천 공장 방문길이 잦다.


그는 현장 근로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한글로 적은 쪽지를 건네는 등 직원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블라직 사장은 “노사가 상생하기 위해선 사측이 먼저 나서 노측의 마음을 열게 해야 한다”면서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노사화합의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경영의 기본”이라면서 “노사가 함께 목표를 정하거나 캠페인을 벌이는 등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fairyqueen@fnnews.com 이경선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