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체험관광은 미래자원/김영성 농업기반공사 도·농교류센터 소장

      2004.08.08 11:38   수정 : 2014.11.07 15:36기사원문

짙푸른 나뭇잎 사이로 8월의 햇빛이 유난히도 반짝인다. 하늘에는 한가로이 뭉게구름이 피어나고 뒤뜰 해묵은 감나무 그늘에 숨은 매미는 타는 듯 울고 있다.

찌는 더위를 참다못해 시원한 우물물 몇 바가지로 등목 한번하고 툇마루에 누우면 살랑이는 바람결에 어릿어릿 찾아드는 졸음을 견디지 못한다. 어느덧 우렁차던 매미소리도 꿈속에서 들리고 어머니 흰 모시적삼 너머 한숨을 두드리던 다듬이소리도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시골에서 자라 불혹의 나이를 넘겼다면 누구나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살다보면 스트레스와 피곤함에 지쳐 고향을 잊고 사는 게 현실이다. 언제라도 찾아가 편히 쉴 수 있고 항상 포근히 감싸안아 주는 어머니 품속 같은 농촌이 바로 모두의 고향일진대 너무 오랫동안 그곳을 잊고 지내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최근 우리가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농촌이 미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진 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에서 토지, 자본, 노동에 이어 지식이나 정보가 매력 있는 상품이 되었고 나아가 미래는 문화자원인 체험상품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래의 인류문명은 생산의 소비에서 체험의 소비로 변화될 것이며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상품화하는 게 미래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자원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오늘날 농촌에서 주력하고 있는 체험관광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체험관광이 농촌의 자연 곁에서 살아 숨쉬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개발되면서 소비자들의 여가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농촌관광이 농가소득증대와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리프킨의 예측이 점점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물론 체험을 통한 농촌관광이 우리 농업과 농촌이 놓여 있는 현실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농업과 농촌은 생산적인 농업의 가치보다는 교육, 환경보존 등의 다원적 기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투명한 아침햇살, 상쾌한 공기, 맑고 시린 개울물,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의 별들은 돈으로 결코 살 수 없는 소중한 자원임에 틀림없다. 이것들은 농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기도 하다. 도시민들은 이런 자연과 접촉할 기회를 가지고 싶어한다. 주말농원과 학생들의 농사체험학습 혹은 생태체험관광 등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아이들이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기르면서 생명의 신비함과 소중함, 풍요로움을 체득함으로써 정서를 보충할 수 있고 어른들은 추억을 되새겨본다는 점에서 농촌관광은 일반관광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농촌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더 이상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농촌문제를 지나치게 이론에만 맡겨서는 안 될 것이며 농촌이 도시민들로부터 멀어져서도, 무관심 속에 외면당해서도 안될 일이다.


도시문제를 완화시켜주는 대안이 될 수 있고 또 농촌에는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점에서 농촌관광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더 많은 가족들이 우리의 농업과 농촌에 관심을 갖도록 올 여름의 남은 휴가는 물론, 주말을 농촌에서 보냈으면 한다.
엄마, 아빠는 추억 속으로 달려가고 아이는 자연 속에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곳,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낭만을 찾을 수 있는 곳, 부모의 향수와 어릴 적 친구의 우정이 있는 그 곳, 농촌을 체험으로배워보자.

농촌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또 억지로 배우려 하지 않아도 가슴 속에 소중한 추억을 담아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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