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양궁 메달권 모두 탈락…한국지도자 배출 외국선수들에 밀려

      2004.08.20 11:46   수정 : 2014.11.07 15:03기사원문

【아테네=연합】부메랑 효과는 역시 무서웠다.

사상 첫 올림픽 남자 개인전 우승을 노렸던 한국 궁사들이 해외에 진출한 한국지도자들이 배출한 선수에게 발목을 잡혀 모두 메달권에도 오르지 못했다.

한국 남자 양궁의 간판스타 장용호(예천군청)와 박경모(인천계양구청)가 나란히 쓴 맛을 본 상대는 바로 이기식 호주 대표팀 감독이 비밀병기로 키워낸 17세 소년팀의 커디. 세계랭킹 12위 커디는 10대 소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침착성을 발휘하며 ‘거함’ 장용호(6위)와 박경모(7위)를 잇따라 격침시킨 데 이어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커디의 슛 자세와 스탠드 그리고 호흡기법 등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치 한국선수들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특히 커디는 변덕스런 바람이 부는 파나티나이코경기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오조준으로 과녁 정중앙을 뚫었다.


시드니올림픽 우승자 사이먼 페어웨더를 길러낸 이기식 감독은 한국의 양궁 전술을 파워 넘치는 서양선수들에게 전수하며 일찌감치 한국을 위협해 왔다.

외국팀을 이끌고 아테네에 온 한국인 감독은 이감독 이외에 석동은(이탈리아), 양창훈(중국), 이재형(말레이시아), 최홍기(인도), 안승범(미얀마), 이웅(멕시코), 최성호씨(룩셈부르크) 등이다.


남녀 양궁에서 한국을 괴롭히고 있는 대만도 한국 지도자들이 기초를 다져놓은 토양에서 성장하는 등 세계 정상의 한국 지도력은 지구촌 곳곳에서 부메랑이 돼 한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

이기식 감독은 “전체적으로 운이 따랐지만 우리도 한국에 못지 않은 실력을 키웠다”며 “한국이 물론 강팀이지만 각국의 도전을 뿌리치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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