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銀나노’신경전/홍순재기자

      2004.11.16 12:06   수정 : 2014.11.07 12:05기사원문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은나노(銀Nano)제품을 접한 소비자라면 ‘과연 어느 회사 제품이 좋은지 몰라’ 혼란을 경험했을 것이다. 회사마다 자사제품이 은나노 최고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나노 기술이란 은을 나노(10억분의 1m) 크기로 쪼개 항균�^살균작용을 하는 응용기술로 최근 웰빙바람을 타고 이를 적용한 가전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다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으로 말하자면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유기농쯤 된다.

이를 두고 전자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과 LG가 최근 보이지 않은 신경전을 보이고 있어 이채롭다.

삼성은 최근 소비자보호원의 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자사의 기술력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비공식적으로 실시한 가전업계의 은나노 효과에 대한 실험에서 삼성의 제품은 ‘99.9% 항균�^살균 기능이 있다’는 회사측 주장이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측은 소보원의 비교 실험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LG는 시장점유율을 앞세워 자사의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양사의 점유율은 삼성 35%, LG 65%로 알려지고 있다. 제품이 우수하기 때문에 고객이 가장 많다는 논리다.

양사의 신경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는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 세탁기는 살균효과가 거의 없다. 세탁기 시장은 LG의 독무대”라고 강조한 반면, 삼성전자는 “LG가 가전사업에 주력해온 덕분에 ‘백색가전=LG’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어 점유율이 높은 것이지 결코 기술력이 뛰어나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은나노 기술의 객관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거지고 있는 양사간의 신경전을 보는 소비자들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전자업계의 양대산맥인 이들간의 싸움이 자칫 은나노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대신 소모적인 갈등을 자제하고 진정한 은나노 최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승패는 세치 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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