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T인재 비자규제 대폭 완화

      2005.02.13 12:32   수정 : 2014.11.07 21:40기사원문


미국 정부는 과학·엔지니어링 분야의 외국인 학생·연구원에 대한 까다로운 비자 규정을 크게 완화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지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에 따라 “과학 관련 비자의 유효기간이 4년으로 연장됐으며 외국 유학생·연구원들은 해마다 비자를 갱신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비자 유효기간이 4년으로 연장되면 미국 정보기술(IT) 업체나 연구소에 취직한 외국인 인력들이 미국 밖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가하거나 모국을 방문했다가 다시 쉽게 입국할 수 있다.

IT 분야 외국인 인재들에 대한 깐깐한 비자 규정은 미국의 국가 경쟁력을 해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비자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의 까다로운 비자발급 제도가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토대를 허물고 있으며 유학생수 감소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비자 발급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컴퓨터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급감했다”며 “이는 미국이 전세계 소프트웨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도 게이츠 회장과 같은 입장을 보여 왔다.


새 비자정책에 대해 미국대학연합회(AAU)의 닐스 하셀모 회장은 “미국 대학에 오려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셀로 회장은 “이는 수천명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초래하고 그보다 더 많은 학생들의 미국 유학을 막아온 불필요한 부담을 제거하는 상식적인 개혁”이라고 반겼다.

종래 ‘민감한’ 과학·기술 분야의 학생이나 연구원들은 ‘비자 만티스’로 알려진 특별 비자를 의무적으로 따야했다. 이는 불법적인 첨단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이 조치 때문에 여행차 미국을 떠난 뒤 재입국하지 못하고 외국에서 떠돌이 신세가 됐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참가하는 비영리 단체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00건에 불과하던 유학생 비자발급 거부 건수가 2002년에는 1만4000건으로 늘었다.


또 2003년 미국이 유학생들에게 발급한 비자는 21만여건으로 지난 52년 이후 52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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