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택지공급 방식 변경…건설사 당혹

      2005.02.17 12:33   수정 : 2014.11.07 21:26기사원문


정부의 판교신도시 중대형 택지공급 방식의 변경과 11월로 미뤄진 분양시기로 인해 건설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건교부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했다.

이날 발표된 정부의 방침은 채권액은 높게 쓰면서 분양가는 낮게 쓰는 업체에게 택지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판교 택지를 ‘비싸게’사서, ‘싸게’ 분양하는 건설업체에게 택지를 넘겨 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뜻이다.

문제는 판교 지역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1500만원에 묶어놓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평당 2000만원으로 보고있는 건설업계의 사이에 나타나는 괴리감이다.


대형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방침은 업체에게 판교분양 비용을 모두 전가해 과당경쟁을 넘어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땅을 비싸게 사서, 싸게 분양하라는 말인데 그러면 자금력 있는 대형 건설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팔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건설업계는 지적했다.

쌍용건설 이건목 주택사업부장은 “판교 분양에 참여하는 건설업체의 이윤이 마이너스가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업체는 대형 건설업체가 아니겠느냐”면서 “판교의 상징성 때문에 무리하게 참여하는 건설업체는 자금사정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어 “전국적으로 사업장을 여러개 소유한 대형 건설사야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업장에서 메우면 될텐데 중견업체들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진종합건설의 김영일 팀장은 “중견업체에서는 이익도 나면서 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수 있어야 회사가 발전하는데 마진이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공사에 참여하게 되면 주공의 임대아파트 처럼 지을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 홍보팀 정형근 과장은 “대형건설업체라고 유리할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손해를 감수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이윤을 고려해 마감수준을 떨어뜨리면 향후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체경기 상황에서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 힘든게 현실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 판교신도시 분양 예정시기가 오는 6월에서 11월로 미뤄짐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약통장을 판교신도시 분양때 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올 상반기 분양하는 아파트에선 청약통장을 쓰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로또’가 돼 버린 판교에 분양가를 제한함으로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면서 “판교 신도시 분양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hu@fnnews.com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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