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PVC·합성섬유 ‘독보적 위치’
2005.03.20 12:45
수정 : 2014.11.07 20:15기사원문
【텐진(중국)=정상균기자】중국 톈진시 당고구 순화도 대규모 화학공단내 위치한 LG락금대고화학유한공사. 톈진시내에서 차로 1시간반정도 거리. 10만여평 공장부지에 PVC원료인 에틸렌 4300t을 저장할 수 있는 대형저장탱크 4개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열등 불빛이 반짝이는 PVC 7개 생산공장 위로 높이 솟은 굴뚝엔 흰 연기가 쉼없이 뿜어져 나온다. 각 공장마다 생산 단계별로 연결된 라인은 24시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생산량이 경쟁력이다=LG화학 톈진법인 LG다구는 중국내 폴리염화비닐(PVC) 최대 생산업체다.지난 98년 생산량 10만t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연간 36만t을 생산, 7년새 3배 이상 커졌다. 중국 다구화공창과 합작해 설립한 LG다구는 오는 2006년까지 55만t으로, 2010년에는 100만t 생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같은 증산 배경에는 중국의 폭발적 수요 우위 내수시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다.중국 동북3성,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와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LG화학이 품질과 마케팅에 있어 중국 석유화학 시장을 리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로 볼 수 있다.
LG다구는 현재 공장 증설공사가 한창이다. 총 3억달러를 투입,PVC 원료생산 공장인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 30만t,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 35만t 생산공장을 동시에 내년까지 추가로 짓는다. 이로인해 VCM생산량이 35만t으로 늘어나면 PVC 생산 자급률이 그만큼 올라간다. 나머지 부족분 20만t은 한국 LG화학서 수입해 공급할 계획이다.
LG다구는 중국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끊임없이 재투자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이와 함께 발생한 시너지 효과도 컸다.지난 2003년 10만t규모 증설 때도 2500만달러 정도밖에 들지 않았는데 이것은 중국 진출초기의 7500만달러 투자비용의 3분1수준으로 공장을 지은 것이다.
나상진 LG다구 법인장은 “LG다구는 초기 자본금 2800만달러로 출발해 이후 한번의 증자도 하지 않았고 추가차입금도 없었지만 사내유보금 만으로 생산시설 추가증설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연간 생산량 55만t은 100% 중국내수가 가능해 단일 PVC공장으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한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2008년 중국 톱5 화학회사로=LG화학은 올해 해외매출 비중을 5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올 해외매출 45억달러, 2008년에는 해외비중을 57%로 높여 74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매출의 40%(8억2000만달러) 수준인 현지 생산비중도 2008년까지 80%(35억6000만달러)로 늘린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LG화학이 올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은 중국지주회사 설립이다.
지난 1월초 ‘LG화학중국투자유한공사(법인장 김종팔 부사장)’를 출범하고 중국내 사업전략 수립, 현지 생산품과 국내생산 수출품의 통합마케팅 등을 맡고 있다. 또 LG화학은 이달 중국 11개 현지법인의 자금 관리통합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연간 5억원 이상의 금융비용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품질, 범용제품 등의 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국시장에서 앞으로 친환경 건축소재, 차세대 자동차 및 정보기술(IT) 신소재 등 고부가치제품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LG다구도 PVC 생산 3개라인중 10만t은 고품질제품을 생산,중국전략에 발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법인장은 “중국 내에서 LG PVC는 1등 제품이다. 중국제품보다 10∼20달러 더 비싸지만 그것은 일종의 LG브랜드 가치다”며 “중국 소비자들은 돈을 더 주더라도 품질이 좋은 LG제품을 산다”고 강조했다.
◇중국속의 LG화학 ‘현지화의 교과서’=LG화학 중국법인의 철저한 현지화는 이미 중국내에서도 유명하다. 톈진 정부에서도 다른 중국기업들에 LG다구를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할 정도다. 중국 CCTV 등 언론에도 현지화 사례 등 기업소개가 자주 방송돼 많은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정부가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권위있는 우의상(友誼賞)을 수상하기도 한 LG다구 나법인장의 현지화에 대한 신념은 남다르다. 그는 “돈만 외국기업이 가져왔지만 생산·소비·시장은 모두 중국이다. 최고경영자(CEO)도 철저하게 현지화가 안되면 살아남기 힘들다. CEO는 중국의 법률, 정책변화 등 중국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경쟁력이 없다. 우수인재를 양성해서 언젠가는 현지인이 대표를 맡아야 한다. 이것이 현지경영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겠는가”라고 확신했다.
LG화학은 중국 핵심인재를 집중 육성한다. 앞으로 중국법인 팀장들은 모두 현지인이 맡고, 재무를 관리하는 최고재무관리자(CFO)만 한국인이 맡는 시대가 조만간 올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관리자급 현지사원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2008년엔 7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LG다구의 경우 앞으로 4∼5년내 현지인 부총경리가, 10년 내에는 법인장도 중국인이 맡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위해 우수인재를 인턴으로 채용해 실제로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지역사회 환원활동에서도 LG화학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사스로 다른 외자기업 외국인은 빠져 나간데 반해 LG화학은 한명도 철수하지 않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LG화학에서 사스퇴치기금 50만위안을 기부했는데, 그중 LG다구는 10만위안을 톈진 정부에 전달했다. 또 톈진대학 등 장학생 30여명에게 4년째 ‘LG다구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 skju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