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어렵고 수명 길어진다

      2005.04.18 12:51   수정 : 2014.11.07 19:10기사원문


유로화나 달러화처럼 크기는 작지만 위폐방지 기능이 뛰어나고 색상도 화려한 선진국형 화폐가 곧 선보인다. 이에 따라 지폐의 보관이 쉽고 위폐에 따른 피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금자동출금기(CD)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및 자동판매기를 교체해야 해 은행 등 관련업체의 부담은 불가피하게 됐다.

◇지폐 왜 바꾸나=정부가 지폐를 바꾸려는 이유는 크게 위폐 방지와 품질 향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동안 위폐를 방지하기 위해 은선 도입 등 일부 보완조치를 취해 왔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일부 보완조치만으로는 더이상 위폐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정밀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위조지폐의 총수는 3153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중 5000원권은 2508장으로 18배나 급증했다. 새 지폐 발행은 이같은 위폐 문제를 해결하고 지폐의 품질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행 지폐는 그 동안 규격이 너무 커서 보관하기 불편하고 종이의 질이나 도안 등도 수준 미달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조방지 장치 및 규격 등은=새 지폐에는 위폐 방지를 위한 기존 장치외에 광가변잉크, 홀로그램, 요판잠상과 같은 7가지의 최첨단 장치가 추가된다. 광가변잉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특수잉크로서 액면숫자에 사용하게 된다.

홀로그램은 은박딱지를 붙여 보는 각도에 따라 그림이 인물, 숫자, 건물 등으로 바뀌게 된다. 요판잠상은 손으로 만지면 올록볼록한 감촉이 있고 비스듬히 기울이면 숨은 그림이 나타나는 인쇄기법이다. 1만원권과 5000원권에는 이 모든 장치이 사용되지만 1000원권은 이중 일부 장치만 추가된다.

또 새 지폐의 규격이 OECD 회원국 수준으로 축소된다. 권종별로 폭은 같으나 가로길이만 6㎜쯤 차이가 나도록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1만원권의 경우 미국 달러화보다 폭은 3㎜쯤 크고 가로길이는 7㎜쯤 작게된다. 도안은 밝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고 종이의 질을 개선해 유통수명을 늘리기로 했다.

만원권의 색상은 현행대로 유지하나 5000원권은 황갈색을 적황색으로, 1000원권은 자색을 청색으로 기조색상을 바꾼다. 화폐의 인물 도안은 세종대왕과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등 기존의 인물들이 그대로 유지된다.

◇비용은 얼마나 되나=한은은 화폐 변경을 위한 총 비용이 4700억원쯤될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의 지폐발행비용이 1900억원, CD나 ATM기 교체를 위한 은행의 비용이 2200억원, 기타 자동판매기 업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5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자판기나 CD기의 평균 수명이 5년이고, 동전만 사용하는 자판기는 교체할 필요가 없으며 1만원권과 1000원권은 2007년 상반기에 바뀌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새 지폐 발행과 동시에 기계를 전면교체해야 하는 데다 드러나지 않은 비용까지 감안하면 은행 등 업계가 느끼는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추진일정은=새 지폐는 오는 5월중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도안이 확정된다.
이후 11월쯤 새 지폐를 제조하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5000원권이 유통되며 2007년 상반기에는 1만원권과 1000원권도 발행된다.

한편, 기존 구권은 신권 발행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한은은 새 지폐가 발행된 1년 이내에 사실상 모든 지폐가 새로운 지폐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사진설명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에 새로 발행되는 화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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