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속 허브공원,포천·봉평을 가다

      2005.09.07 13:39   수정 : 2014.11.07 14:21기사원문


파고드는 향내음에 코끝이 찡하다.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기이한 꽃들은 제각기 향을 뿜으며 골짜기를 가득 메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저마다 깊이 들이쉬는 긴 호흡에는 속세와 절연된 이상향에서의 깊은 안식이 스며있다. 고대에는 신체를 치유한다는 이유로 신비스러운 주술적 의미에 주목받았지만 근대에 들어서는 발전하는 과학과 혁명 소리에 눌려 자취를 잃었다. 그러나 문명의 혜택속에 삶의 질을 구별하는 오늘날에는 웰빙이란 이름으로 우리곁에 성큼 다가섰다.


허브, 그 이름만으로도 상쾌한 이들의 향기에 무더운 여름을 견디다 지친 심신을 새롭게 일구는 것은 어떨까. 여기 소문난 허브공원들을 소개한다.

◇포천 허브아일랜드=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 나지막한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들어서면 처음 눈에 띄는 것은 넓다란 허브정원인 ‘엘더블 가든’. 라벤더, 페퍼민트, 로즈마리 등 식용 가능한 50여종의 허브들이 천연의 햇살을 받은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허브들 사이에 놓인 제법 운치있는 길에서는 연인들의 사진 찍기가 한창이다. 언덕을 거슬러 오르면 좌측에는 희귀 허브 식물들을 전시한 실내 식물원이 있다.

허브 아일랜드는 단순히 허브를 식물에 한정시켜 보여주는데서 벗어나 일상 생활과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일상용품도 보여주고 있다. 언덕길을 계속 오르면 우측에는 허브를 첨가한 허브빵, 허브쿠키 등을 판매하는 허브빵가게가 연신 갓 구워낸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 오솔길을 걸으면 우측에는 허브책가게가 자리잡고 있다. 허브관련 서적을 비롯해 마음을 편히 만드는 뉴에이지 음악CD, 허브향이 담긴 양초와 인형 등이 놓여 눈길을 끈다.

바로 옆 허브향 가게에 들어서자 직원이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며 페퍼민트 향수를 목 뒤에 발라준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아로마테라피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독특한 향내를 담아낸 허브커피 시음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밖에 거품목욕 등 하룻밤을 허브향과 함께 할수 있는 숙박 시설도 마련돼 있다. 가격은 2인실 경우 15만원, 6인실은 25만원(1박기준)이다. 취사는 금지. 자세한 사항은 (031)535-6498. www.herbisland.co.kr

◇봉평 허브나라=‘세익스피어’, ‘어린이’, ‘연못’ 등 각 주제에 맞춰 설정된 7개의 테마 허브가든이 ‘메밀꽃 필무렵’의 고장 강원도 봉평 산자락에 알뜰히 꾸며졌다. 이들 테마 가든을 비롯해 찻집, 레스토랑 등을 모아놓은 자작나무 집, 다양한 크기의 숙박시설, 공연무대 등이 설치돼 규모로는 포천 허브 아일랜드보다 비교적 큰 편이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셰익스피어 정원.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 여름밤의 꿈’을 본떠 제작한 이 곳은 아름다운 정원속에서 유수의 작품을 내놓았듯이 깔끔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베이, 자스민, 주니퍼 등 100여종의 허브들이 온 천지에 수놓여 있다.

또 ‘워터 가든’에는 연못에서 자라는 수생 허브들이 생태 그대로의 모습으로 고개를 내놓고 있다. 작은 연못에서 피어나는 수련과 물옥잠화 등이 주변 야생초들과 어우러져 제각기 독특한 향을 뿜고 있다.

허브나라 역시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로즈마리, 라벤더, 민트, 세이지 등 객실의 이름들이 각기 허브의 이름을 딴 것도 이채롭다. 가격은 2인실의 경우 8만원∼25만원, 4인실의 경우 10만원∼30만원(1박기준) 등이다. 취사가 가능하도록 주방이 설비돼 있다. 자세한 사항은 (033)335-2902. herbnara.com

◇기타 허브공원들=강원도 홍천에는 허브농원, 허브 찜질방 등이 꾸며진 아로마 허브동산((033)433-9685)이 있다. 안락한 허브 내음에 온몸에 쌓인 피로는 일순간 풀리는듯 하다. 또 충북 청원에는 상수 허브랜드((043)277-6633)가 있다. 레몬향을 내뿜는 레몬밤, 장수초인 세이지, 애플민트 등 각종 허브가 공원 곳곳에 심어져 있다. 50�V길이의 허브터널을 비롯해 500년산 용송과 천년송 등 희귀종들도 이곳을 지키고 있다. 레스토랑인 ‘허브의 성’에서 각종 허브향이 첨가된 음식들을 맛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다. 이밖에 경기도 화성에 원평 허브농원((031)966-1340), 경기도 가평 허브농원((031)581-4318) 등도 가벼운 나들이길에 들러볼 만한 곳이다.

■허브아일랜드 가는 길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국철 의정부역에서 경원선으로 갈아탄 다음 초성리 역에서 하차한 후 역앞에서 57번 버스를 타고 삼정리에서 하차한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의정부에서 43번 포천·철원 방향으로 달리다 포천 시내에서 87번 지방도를 타고 하심곡 방향으로 이동한다. 10분간 달리다 368번 지방도로 신북온천방향으로 갈아타 삼정초등학교가 보이면 바로 뒤에 허브아일랜드가 위치해 있다.

■봉평 허브나라 가는길

봉평 허브나라까지는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가장 나은 방법은 동서울 터미널에서 장평가는 시외버스(배차간격 20∼30분)를 타고 그곳에서 다시 봉평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갈아타는 방법 뿐. 더욱이 봉평에서 허브나라까지는 다시 택시를 타야 한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으로 달리다 장평IC에서 빠져나온다. 봉평터널을 거쳐 6번 도로를 탄다.
흥정리 입구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흥정리 계곡을 따라 들어오면 좌측에 허브나라 이정표가 보인다.

/글·사진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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