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음악창고”

      2005.10.05 13:45   수정 : 2014.11.07 13:28기사원문


#1.서울 지하철 2호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2명이 손에 든 휴대폰에 이어셋을 연결해 뭔가 열심히 들으며 연신 흥얼거린다. 요즘 유행하는 보아의 5집 수록곡 ‘걸스 온 톱(Girls on top)’을 듣고 있다. 중간중간 전화가 오면 간편한 버튼 조작으로 통화를 한다. 통화가 끝나면 다시 음악을 듣는다.

#2.일산에서 출발한 서울행 직행 좌석버스. 한 직장 여성이 목에 건 조그만 휴대폰에 이어셋을 연결해 평소 좋아하는 미국 록그룹 본조비의 음악감상에 푹 빠졌있다. 평상시 집이 위치한 일산에서 회사가 있는 강남까지 1시간이상 걸리지만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다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MP3음악 10여곡을 감상하다보면 회사에 도착하기 십상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폰 사용자들의 모바일 음악 풍속도다.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음악시대가 활짝 꽃피고 있는 것이다.

SK테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는 잇따라 모바일 음악포털 사이트를 열어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이통3사의 음악포털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 ‘멜론’(www.melon.com)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LG텔레콤 ‘뮤직온’(www.music-on.co.kr), 올해 5월 KTF ‘도시락’(www.dosirak.com) 등 3가지.

8월말 현재 이통3사의 음악포털을 이용한 고객은 총 440만명 이상으로 연일 급증하는 추세다. 이들 음악포털은 소비자에겐 풍부한 음악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음악창고’이고, 이통사에겐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시장을 창출하는 ‘효자수익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편 이통3사의 음악포털은 MP3음악의 유료서비스를 정착시키는 촉발제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 ‘멜론’=국내 최초의 모바일 음악포털인 ‘멜론’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유비쿼터스서비스다.

멜론은 렌탈 개념의 요금제로 가입 후 멜론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곡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객이 멜론에서 구매한 곡은 추가 정보이용료 없이 PC와 전용 휴대폰으로 맘껏 이용할 수 있다.

또 스트리밍을 통한 실시간 음악감상, 음악 내려받기, 폰꾸미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멜론의 장점이다.

멜론은 약 57만여곡의 음원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불과 1개월여만에 4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인한 매출은 12억원이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올해 6월에는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한 데이어 9월 현재 3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음원도 85만여곡으로 한층 풍부해졌다.

여기에 SK텔레콤의 개인화 서비스인 1mm(일미리)에 멜론 에이전트를 입점시켜, 8월부터는 개인의 선호도 및 상황에 맞게 추천 음악을 제공하고 지인들과 실시간 음악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어 한층 인기를 끌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멜론은 불법 MP3 파일로 인해 날로 침체되어가던 음반시장에 유료화라는 모델을 도입한 최초의 시도라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며 “연말까지 100만곡의 음원을 확보하는등 음악콘텐츠의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TF, ‘도시락’=KTF가 지난 5월 야심차게 선보인 음악포털인 ‘도시락’도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시락’은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음악의 음계와 ‘즐거울 락(樂)’의 즐거움이 합쳐진 조합어다.

도시락은 국내외 음악 감상 뿐만 아니라 종전 휴대폰 벨소리, 통화 연결음 등 음악 꾸미기 서비스도 통합적으로 이용 가능한 게 특징이다.

KTF는 도시락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통사 중 가장 많은 5개 국내 MP3 플레이어 사업자와 손을 잡았다.

이들 업체는 레인콤(아이리버), 삼성전자(옙), 코원(아이오디오), 엠피오(엠피오), 현원(모비블루) 등이다.

아울러 KTF는 MP3폰 이외에 KTF 표준 디지털저작권관리(DRM)을 적용한 MP3 플레이어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도시락은 음악 콘텐츠 이용 요금제를 다양화한 것도 돋보인다.

기존 음악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액 요금제’와 ‘건 당 요금제’ 뿐만 아니라 ‘쿠폰 요금제’, ‘주중할인 30일 요금제’ 등을 선보여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결제방법은 휴대폰 요금, 신용카드, 계좌이체, 문화상품권 중 선택 가능하다.

도시락은 현재 약 90만 곡의 음원 데이터베이스(DB)와 약 48만 곡의 음원 이용권을 확보했다. KTF는 연말까지 약 100만 곡에 대한 이용권 확보할 계획이다.

이런 도시락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도시락은 상용화 3개월만에 회원 70만명, 유료 회원 25만명을 확보했다. 9월 25일 기준 유료회원은 약 30만명.

도시락은 9월에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한 CDMA 개발그룹(CDG) 3G CDMA 미주 회의에서 고객서비스 부문의 음악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LG텔레콤, ‘뮤직온’=이동통신 사업자 최초로 지난해 3월 MP3폰을 선보였던 LG텔레콤이 운영중인 음악포털 ‘뮤직온’도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뮤직온은 가요, 팝, 영화음악, 클래식 등 130만곡에 이르는 양질의 음원이 돋보이는 경쟁력이다.

이처럼 풍부한 음원은 LG텔레콤이 이통사중 유일하게 한국음악산업협회, 한국음악제작자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등 5개 음악권리단체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LG텔레콤 뮤직온은 지난 7월 유료화로 전환한 이래 8월말 현재 약 7만 명의 유료회원이 이용을 하고 있다.

6개월 무료음원이용 이벤트 이용자를 포함하면 월평균 약 20만명이 뮤직온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연말까지 40만명 이상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위해 LG텔레콤은 오는 10월까지 쥬얼리, 조PD, 거미, 휘성, 세븐, 코요태 등 인기가수와 함께 진행되는 뮤직온 스타파티 등 다양한 음악사랑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뮤직온 스타파티에 참여하는 인기가수들은 뮤직온 사이트에 미공개 최신곡을 음반발매 전에 독점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LG텔레콤은 고객들이 뮤직온을 한층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다양한 채널을 통한 이용기회 확대, 뮤직온 포털 전면개편, 개방형 DRM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기로 했다.

뮤직온의 요금은 스트리밍 프리요금제, 뮤직온 프리요금제, 건당 과금 등으로 나뉜다.
먼저 스트리밍 프리요금제는 월 3000원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또 뮤직온 프리요금제는 월 5000원으로 뮤직온의 모든 서비스(MP3 다운로드, 스트리밍 감상, 뮤직비디오 감상, 마이앨범)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건당 과금은 MP3를 내려 받을시 500원을 부과된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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