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일본인 입맛잡은 ‘김치 종가의 힘’
2006.03.19 14:38
수정 : 2014.11.06 09:28기사원문
【도쿄=이성재기자】식품 종가(宗家)의 자존심으로 재현된 전통의 ‘종가집 김치’.
지난 87년 세계 최초의 진공김치 포장 특허를 받으며 국내시장에 선보인 종가집 김치는 이듬해 일본 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현재 미국, 홍콩, 대만, 태국, 영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미주, 유럽 등으로 수출지역을 다국화하고 있다.
김치를 최초로 브랜드화한 두산식품BG의 ‘종가집 김치’는 전통적으로 내려온 우리만의 기술과 최첨단 식품공학을 그대로 접목시킨 제품이다.
지난 88년 일본진출 이래 종가집 김치 수출실적은 1000만달러를 초과, 2002년 한국의 월드컵 특수와 한류 열풍에 힘입어 15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종가집 김치’는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일본의 각 소매점 및 백화점 등지에서 한국김치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 현지 입맛 맞는 김치로 일본열도 사로잡아
종가집 김치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비결은 100% 청정지역에서 나오는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 엄격한 품질관리와 검사를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별 소비자 테스트로 전통 한국김치의 맛을 살리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 일본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제품을 개발한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의 1인 위주 식습관을 반영한 포장용기를 개발, 1회용 용기인 미니컵 김치 등을 출시한 것도 또 하나의 인기비결.
최근에는 일본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오징어채 김치’, 매운 맛을 강조해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김치 등을 내놓아 일본인들이 쉽게 한국김치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종가집 김치의 일본내 마케팅 또한 현지화 전략에 맞춰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편의점(CVS), 슈퍼마켓 등 유통채널 별로 제품을 차별화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대규모 김치 시식행사와 ‘푸덱스 재팬’ 등 식품 전시회에도 각종 김치제품을 내놓고 끊임없는 맛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일관된 컨셉트의 제품 광고를 통해 면세점 및 관광명소, 일본 현지의 광고와 연계한 브랜드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다.
■단일 농산물제품으로 첫 1억달러 수출
지난해 김치는 단일 농산물 수출실적 기준으로 첫 1억달러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종가집 김치는 기생충김치 파동 이후 전년대비 1% 성장에 그쳤다. 그러나 한류의 지속적인 영향과 조류 인플루엔자(AI) 효과 등에 힘입어 올해는 전년대비 29%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원산지 이력관리 시스템’을 도입, 올해부터 일본에 수출하는 일부 물량에 적용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산 김치의 납성분 및 기생충알 검출 파동 이후 냉각된 상품김치 시장에 일궈낸 실적으로 그 가치가 더 크다.
지난 2004년 4월 종가집은 김치업계 최초로 식약청으로부터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HACCP)인증을 받아 반도체 공장 수준에 버금가는 위생관리 기준을 적용해 왔다.
이런 선견지명은 올해 각종 품질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경쟁사에 비해 위생적으로 우수한 김치를 홍보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 힘이 됐다. 또 경쟁사들이 가격위주의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생산을 지속할 때에도 종가집은 캡사이신 함량을 2배 높이고 식이섬유를 첨가해 미용과 건강에 도움이되는 기능성 김치를 개발하는 역점을 뒀다.
종가집 김치는 한국 김치의 고급화와 프리미엄 종가 브랜드 육성에 더욱 매진하는 등 김치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주력, 해외고객들에게 ‘글로벌 넘버 원’ 김치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각오다.
■김치 글로벌화 박차…5년 뒤 5000억원 매출
일본시장 내 한국김치 시장 규모는 아직 10%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며 선택적 구매의사의 폭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여기에 제품 포장까지 신세대 주부들을 위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일본의 김치시장은 총 1조원 정도로 이중 한국산 김치의 수입규모는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산 수입김치는 종가집을 비롯한 7개 업체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OEM으로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종가집김치는 배추에서부터 모든 원재료를 자체적으로 생산, 관리해 일본산 김치와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각 김치에 들어가는 원재료들이 ‘체지방 분해’, ‘정장 효과’, ‘다이어트’, ‘스태미너’식품으로 인정받으며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종가집 김치가 해외시장에서 매년 이렇게 뛰어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생산, 영업에서 언제나 경쟁제품보다 한 발짝 앞서 시장을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두산식품 전풍 사장은 “향후 종가집 김치의 글로벌 전략으로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에 공장을 세우는 등 김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현재 1000억원 수준인 매출규모를 5년 뒤에 5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 showe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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