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설비투자 부진 심각 경기상황·보수적 경영 탓”

      2006.09.13 20:31   수정 : 2014.11.05 12:18기사원문


우리나라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이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릴 것 없이 전반적으로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설비투자 부진 원인도 경기상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수적 경영, 사업 기회 부족 등 경영적 판단이 함께 작용하고 있어 향후 경기가 좋아진다해도 투자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설비투자에 관한 3대 논란과 평가’ 보고서에서 각종 투자관련 지표와 상장기업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등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91∼97년 연평균 8.4% 수준이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1년과 2003년 두 차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외환위기 이후 계속 저조한 상태다.

연구소는 이같은 현상을 놓고 일부에서 외환위기 직전의 비정상적 과잉 투자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며 중소기업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들의 분석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우선 최근 우리나라 투자의 감소 폭과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지난 92∼94년 연평균 13.1%에 이르던 한국의 국민총생산(GDP) 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2002∼2004년 9.7%로 3.3%포인트나 떨어졌고 같은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도 연평균 12%에서 1.3%로 무려 10.7%포인트나 급락했다.

대기업의 설비투자도 외환위기 이후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해 대기업의 설비투자액이 외환위기 전인 96년 수준을 넘어선 업종은 21개 제조업 가운데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등 3개에 불과했고 대기업 전체 설비투자액도 지난해 70조9000억원으로 96년의 54조6000억원에 비해 늘었으나 같은 기간 명목 GDP가 1.8배로 커진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미약하다.

더구나 제조 대기업 가운데 삼성전자, LG필립스LCD, 포스코, 하이닉스, 현대차 등 상위 5개 업체의 설비투자 비중이 2002년 9.6%에서 지난해 22.3%까지 높아지는 등 대기업내 투자 편중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연구소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정책적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투자를 함께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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