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내 5.0강진 올수도”
2007.01.21 20:51
수정 : 2014.11.13 17:50기사원문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20일 오후 8시56분 강원 강릉시에서 서쪽으로 23㎞ 지점(북위 37.75분, 동경128.69분)인 평창군 도암면에서 진도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 우리나라 전역이 한 때 지진 공포에 휩싸였다.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서울 등 지진에 무관심했던 상당수 지역이 충격을 받았다. 한국도 더 이상 지진·해일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평창 지진, 소형 핵폭탄 1개 수준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진앙지는 평창 도암면 지역이라고 21일 밝혔다. 기상청은 또 이날 진도 4.8의 지진이 발생한 10여 분 뒤 평창지역 인근에서 규모 1.4의 여진이 오후 9시8분53초에 발생한 데 이어 9시 20분56초 규모 1.2, 9시 28분53초 규모 1.6 등 모두 3차례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규모 4.8 지진은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은 물론 선반 위의 물건이 떨어져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정도의 강진으로 위력은 대략 TNT 폭약으로 1만6000t이며 이는 소형 핵폭탄 1개에 해당한다.
평창군은 이번 지진의 진앙지로 알려진 도암면 지역 일대 시설물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평창군 8개 읍·면지역 공무원들은 도암면을 비롯해 인근 봉평, 진부, 대화면 지역에서 현장 확인작업을 벌였다.
이번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8번째로 강도가 센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관측 이후 규모가 가장 큰 지진은 남북한을 통틀어 1980년 발생한 평북 의주 석주의 지진(진도 5.3)이다. 이번 평창 지진은 한반도 육지와 해상을 통틀어 역대 8번째(공동)로 육상만을 따진다면 4번째 규모로 강도가 센 것이다.<그래픽 참조>
■'한반도 지진' 잠에서 깨어난다
지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주장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최근 규모가 크고 작은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진의 원인을 설명하는 판구조론에 대한 새로운 이론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 1월에만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벌써 3번째 발생했다. 90년대 초까지 한 해 10여건 정도이던 지진은 2000년 이후엔 한 해 평균 40번으로 발생 빈도가 크게 늘었다.
심지어 앞으로 수년 내에 지진 규모 5.0 수준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인 지헌철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서해(우리나라의 동해)에서 대규모 강진이 발생하면 약 2년 후 우리나라 내륙에서 강진이 발생했다"면서 "따라서 2005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발생한 강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 박사는 이같은 관측기록으로 볼 때 앞으로 수년 내에 최소한 지진 규모 5.0의 강진이 우리나라 내륙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지진의 원인을 설명하는 판구조론(지구표면을 구성하는 여러 개의 판이 서로 충돌해 지진이 발생한다는 학설)과 관련해 최근 판과 판의 경계층뿐 아니라 판 내부에서도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새로운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판경계층에서 한발짝 비켜서 있는 한반도의 강진발생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론이다.
한편 이번 평창 지진은 한반도의 지각이 압력을 받아 쌓였던 스트레스가 순간적으로 폭발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평창군 도암면 지역은 강릉에서 경북 문경, 충북 영동으로 이어지는 옥천단층대 위치에 있다. 부산에서 경북 경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대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곳 가운데 하나다.
/sejkim@fnnews.com 김승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