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과도한 ‘내기 행위’ 공공의 적
2007.02.04 17:45
수정 : 2014.11.13 17:09기사원문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골프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과거에 비하면 몰라볼 정도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라는 면에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 국내 골프의 속을 들여다 보면 아직도 이것 저것 손을 봐야 할 부분은 도처에 널려 있다. 그 중에서도 골프장에서의 과도한 내기 행위는 근절돼야 할 첫 번째 ‘공공의 적’이다. 내기의 속성상 아무리 적은 액수의 내기라 하더라도 내기를 하다 보면 동반자 사이에 감정의 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심한 경우는 내가 잘하기보다는 남이 못하기를 더 바라는 못된 마음까지도 생기게 마련이다.
‘골프에서 내기를 빼면 시시하고 재미가 없다’, ‘내기를 해야 골프 기량이 빨리 향상 된다’며 일종의 ‘궤변’을 늘어 놓는 일부 내기 예찬론자(?)들의 주장이 전혀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우리 속담처럼 회를 거듭할수록 그 액수가 커지다 보면 이른바 ‘모럴 해저드’에 빠져들게 돼 급기야는 원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 게 내기의 속성이다. 다시 말해 게임의 묘미를 위한 ‘흥행’ 수단이 아닌 ‘반드시 내가 이겨야 한다’는 목적을 미덕으로 삼는 도박으로 변질해 궁극적으로는 골프장이 하나의 ‘도박장화’된다는 것이다.
골프에 있어서도 물론 경쟁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경쟁이 바로 골프의 ‘멋’이면서 ‘맛’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선시되는 골프의 본질은 나보다는 남을 더 배려하는 것이고 탁 트인 자연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관조해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저해하는 지나친 내기는 골프의 적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본격적 골프 시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새해에는 꼭 필요하다면 간단한 식사 내지는 맥주 한잔 정도로 끝내는 내기를 하길 권한다. 그 정도면 동반자들 간의 우애를 돈독하게 해주는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김한승 대표(솔모로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