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드라이버 고쳤더니 퍼터가 말썽
2007.02.08 13:14
수정 : 2014.11.13 16:59기사원문
미켈슨이 사용하는 퍼터는 L자형이다. 알바벳 L자를 닮은 이 퍼터는 매우 민감해 프로 골퍼들도 다루기 힘들어 한다. 하지만 미켈슨은 이 퍼터를 고집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결정적인 순간에 퍼팅을 잘 한다면 미켈슨은 꾸준히 잘 하는 스타일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미켈슨의 출발이 부진하다. 첫 대회였던 밥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는 공동 45위에 그쳤고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도 공동 51위에 머물렀다. 자신의 텃밭인 FBR오픈에서는 아예 컷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시즌 데뷔전을 치르기 전 “초반 3∼4개 대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던 것과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초반에 맹위를 떨쳤던 예년과도 180도 다른 양상이다.
원인 중 하나는 퍼팅 부진이다. 미켈슨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원했던 출발이 아니다. 퍼팅을 좀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외의 언급이다. 미켈슨은 평소 자신의 취약점으로 드라이버샷을 꼽았다. 지난해 다 잡았던 US오픈을 놓친 것도 드라이버샷이 빌미가 됐다. 때문에 미켈슨은 비시즌 동안 드라이버샷을 교정하는 데 매달렸다. 본인도 만족해 한다. 그는 “스윙이 좋아졌다. 드라이버샷 컨트롤도 잘 되고 아이언샷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미켈슨의 발목을 잡은 건 그동안 자신만만해 했던 퍼팅이다. 현재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 수 부문에서 40위를 달리고 있다. 미켈슨은 “그린에서 고전하고 있다. 버디를 잡아야 할 때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퍼팅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아마추어들이 골프에 입문하면서 겪는 초기 증상 중에 이런 게 있다. 드라이버샷이 잘 맞으면 아이언샷이 안 되고, 열심히 아이언샷을 가다듬고 나면 이번엔 드라이버가 안 맞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미켈슨의 지금 처지가 딱 이렇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도 이런 일로 고전한다. 그래서 골프가 어려운가 보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