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원하는 전경련 회장은?

      2007.02.09 07:58   수정 : 2014.11.13 16:57기사원문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차기 회장으로 거명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8일 국내 대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차기 전경련 회장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나'를 주제로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요청에 임한 대기업 임원들은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전경련을 명실상부한 재계의 최고 기관으로 만들 수 있는 '실세 회장'을 원했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개혁적 인사가 나와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전경련을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A그룹 관계자는 "참여정부 들어 전경련이 '이익단체' 수준으로 전락해 정부와 경제정책을 실질적으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앞으로는 타파하길 바란다"면서 "이번 기회에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 추대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땅한 후보자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연장자로 회장을 뽑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B그룹 관계자는 "예전처럼 마땅한 후보자가 없다고 무조건 연장자 순으로 회장을 정하는 전근대적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면서 "전경련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젊고 참신한 인물이 추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파트너로서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C그룹 관계자는 "전경련이 예전에는 정부의 파트너로서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재계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나 외환위기 이후 그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각 그룹간 이해관계나 정책조율 능력을 갖추고 정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5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87년 구자경 LG그룹 회장, 93년 고 최종현 회장 등이 전경련 회장을 맡았을 때는 전경련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경련은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된 강신호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자 전경련 차기 회장직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강 회장의 연임 포기 선언 후 차기 전경련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조석래 효성 회장(71), 조양호 한진 회장(57),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61), 김승연 한화 회장(54) 등이다.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은 연령대가 60대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일단 조석래 회장과 박삼구 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석래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중 최연장자로 한·일재계회의 회장 등을 거친 경험 등이 장점이나 삼성그룹과의 '구원' 문제, 개혁성 미비 등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삼구 회장은 재계 내부에서 '흠결이 없고 개혁적인 인사'로 차기 전경련 회장감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일정 부분 재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있는데다 리더로서의 자질이 돋보이나 회장 출마에 대해 아직 미온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재계의 '젊은 피'로 적극적인 추진력이 장점이나 역시 '글로벌 사업 추진'을 명분으로 출마 고사 의사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전경련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오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전경련은 다음주 중 임시 회장단 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 후보추대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후보 물색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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