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컴퓨터 창업자 복귀 왕좌 되찾을까

      2007.02.11 17:11   수정 : 2014.11.13 16:55기사원문


미국 컴퓨터 제조회사인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 회장이 2년여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델 컴퓨터가 다시 컴퓨터 업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델컴퓨터는 지난 2005년까지 컴퓨터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휴렛팩커드(HP)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최근 2년간 경영난에 허덕였다.

지난 2004년 7월 케빈 롤린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났던 델 회장이 결국 추락하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다시 돌아온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에 다르면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지난 2년 간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델 회장은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뒤 회사에 만연한 관료주의를 없애고 비용을 줄일 것을 강조하는 등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그는 특히 전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지난 회계연도에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면서 “2006년 보너스는 없으며 낭비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델 회장은 또 현재 20여명 선인 고위 간부를 12명 선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이 앞으로 수년 동안 CEO를 맡아 회사 성장을 진두지휘하겠으며 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고용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유럽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폴 벨 유럽본부장을 회사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주지역 최고책임자로 임명하고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인 돈 카티에게 인사와 기업설명회(IR) 업무도 함께 하도록 하는 업무를 조정했다.

메릴린치의 리처드 파머 애널리스트는 “델 회장의 복귀로 델컴퓨터의 주가는 바닥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델 회장의 복귀가 2위로 떨어진 델컴퓨터를 단기간에 정상화시켜 판매를 증대시키고 이익 감소를 막는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처드 가드너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델 회장의 복귀가 빠른 시일내에 만병통치약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델컴퓨터의 매출 증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컴퓨터는 컴퓨터를 실시간으로 고객의 입맛에 맞게 만들고 중간 마진을 없애는 직접판매 방식을 통해 경쟁업체인 컴팩이나 HP보다 2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델컴퓨터의 가격이 경쟁업체들과 5%밖에 차이를 두지 못한 데다 경쟁업체들이 델컴퓨터의 판매방식을 따라하고 있어 현 상황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델컴퓨터는 지난 1988년 증시에 처음 상장할 당시 1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을 2001년 310억달러로 끌어올리며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5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에 기세가 꺾이더니 급기야 지난해 4·4분기에는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HP에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톰슨 데이터스트림은 델컴퓨터의 순이익이 지난 2003∼2006년까지 고속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델컴퓨터의 2006 회계연도 매출액은 550억9000만달러, 순이익은 30억6000만달러, 주당 순이익은 1.46달러였다.

올 회계연도 3·4분기까지 순이익은 지난해 3·4분기의 실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4분까지 매출액도 전년 동기 매출액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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