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새 트렌드 ‘타운하우스’

      2007.02.15 18:06   수정 : 2014.11.13 16:25기사원문

【시애틀·올랜도(미국)=정영철기자】최근 미국 주택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생활 양식에 맞춰 새로운 주택 형태와 평면, 기능이 선보이고 있는 것. 주택 형태로는 단독주택을 공동주택의 틀에 넣은 ‘타운하우스’ 건설이 활발해지고 있고 가족 중심의 생활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그레이트룸’(부엌·거실·식당을 합친 공간)이 주택 평면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또 미국주택협회는 고유가라는 경제 여건을 감안해 친환경·에너지 절약형 주택을 올해의 ‘뉴아메리칸 홈’으로 발표했다.

■단독같은 공동주택 ‘타운하우스’

마이크로소프트웨어(MS) 본사가 위치한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 시애틀. 차를 타고 시내 외곽을 돌다보면 타운하우스 단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미국은 아직 단독주택이 전체 주택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 타운하우스 건설이 활발해지고 있다.

원래 타운하우스는 교외에 사는 부유층들이 일정기간 도심에 머물기 위한 것이지만 지금은 택지 효율을 높여 주택을 싸게 공급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킹카운티 전 주택협회회장인 짐 포터는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에 가격 부담을 느끼는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서 “공동주택이면서도 단독주택처럼 별도의 정원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시애틀 중심가에서 차를 타고 외곽으로 15분을 가니 현지 업체가 타운하우스를 분양하고 있다.
가격은 30평형 기준으로 4억∼5억원이고 계약금은 10% 정도한다. 회사 관계자인 안토니오는 “산책로 등 주변 여건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면서 “주변에 계곡이 있고 공원이 많아 노인층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메리는 “남편과 단둘이 살만한 조용하고 아담한 집을 찾고 있다”면서 “가격이나 입지 면에서 만족스러워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중심의 그레이트룸 ‘인기’

“비즈니스룸 겸 서재로 쓸 수 있는 이 방은 손님의 왕래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로 통하는 별도의 문을 뒀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400만달러(37억원)짜리 초호화 샘플하우스 도우미의 설명은 미국 주택 형태의 새로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개인 사생활을 보호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외부 손님에게 주택 내부를 최대한 보여주지 않는 쪽으로 주택 평면이 짜이고 있다. 한국 정서로는 좀 야박(?)해 보일 수 있지만 서재에서 간단하게 손님을 맞고 돌려보내기 쉬운 구조다.

또 손님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기 위한 식당(다이닝룸)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가족공간이 강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신 부엌, 거실, 브랙퍼스트 치킨(가족용 소형 식당)을 통합해서 시원하게 턴 그레이트룸이 선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 개발업자는 “개인화 성향이 강해지면서 주택에도 이러한 변화가 반영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외부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가족끼리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절약형 ‘뉴 아메리칸 홈’

올랜도의 구옥 밀집지역에 위치한 뉴아메리칸홈 샘플하우스 현장. 향후 3∼4년 후 상용화될 새로운 컨셉트의 주택을 보러 각국에서 몰려온 관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짙은 녹색의 루프플라자(지붕에 있는 발코니 같은 빈공간)에 각종 식물이 심어져 있는 3층짜리 모던한 스타일의 집이다.

미국 주택협회는 2년간의 준비를 거쳐 매년 새로운 컨셉트의 미래형 주택을 제시해 왔다. 2007년에는 최근 몇 년간의 고유가 현상을 반영해 ‘친환경·에너지’가 테마로 선정됐다.

이 주택의 태양열과 빗물을 이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옥상에 설치된 최첨단 태양열 전지로 하루에 10㎾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곳은 1년 12개월 중 7개월 이상을 에어컨을 켜고 살아야 한다”면서 “태양열을 통해 이 집에 필요한 전기 16%를 절약하고 있고 부수적으로 온수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 주변에 심어진 식물들을 키우는 데는 재활용한 빗물을 이용한다. 옥상과 발코니, 루프플라자 등에서 모아진 빗물은 주차장 지하로 보내져 7000갤런(2만6500ℓ) 크기의 탱크에 저장된다.
협회 관계자는 “가뭄시에 이 물로 정원, 루프플라자에 있는 식물에 수분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steel@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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