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들여 리모델링할 생각없다”

      2007.02.21 18:07   수정 : 2014.11.13 16:10기사원문


최근 재건축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이 대형평형 입주자에겐 매력이 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50평형이 넘는 대형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기존 면적으로도 거주공간이 충분한 데다 이미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한 상태여서 증축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증축시 아파트 가치가 높아져 종부세 등 보유세가 더 늘어난다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K아파트는 리모델링 조합설립과 행위허가를 앞두고 대형평형 소유자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 24평형부터 52평형 900여가구(8개동)로 구성된 이 아파트단지는 주민동의율이 조합설립을 위한 조건인 80%에 근접했지만 대형평형으로 구성된 3개 동 일부주민이 반대하면서 법적으로 필요한 동단위 동의율(67%)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단지 50평형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금도 널찍하게 살고 있는데 굳이 돈을 더 들여가며 평형을 늘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집이 더 커져 봐야 종부세만 더 늘어나 리모델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단지는 50평형의 경우 70평형으로 증축이 가능하며 추가부담금은 2억9000만원으로 재건축보다 비용면에서 메리트가 큰 편이다.

이 단지 조합추진위 관계자는 “900가구 중 현재 대형평형에 거주하는 20가구가 반대를 하고 있어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법적으로 필요한 동단위 동의율이 2∼3% 부족하지만 행위허가까지 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던 양천구 목동의 목동 13단지의 경우도 대형평형 거주자들은 리모델링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 55평형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애들 다 결혼시키고 막내딸과 우리 부부만 사는데 공사를 위해 이사까지 해가며 아파트를 더 늘릴 생각이 없다”며 반대했다.

45평형에 사는 다른 주민도 “은퇴하고 두 식구가 사는데 아파트가 더 커지면 종부세만 늘어나 부담스럽다”며 “리모델링 추진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사진설명=지난 1월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끝낸 서울 서초구 방배궁전아파트. 이후 리모델링 붐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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