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지역주의 극복해야” 노무현 대통령
2007.06.10 22:09
수정 : 2014.11.05 13:15기사원문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우리 사회의 분열과 기회주의, 지역주의가 6·10항쟁의 성과를 크게 훼손했다며 분열된 여권의 재결집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20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분열과 기회주의가 6월항쟁의 승리를 절반으로 깎아내렸다"면서 "아직 누구도 6월항쟁을 혁명이라고 이름 붙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6월항쟁 이후 지배세력의 교체도, 정치적 주도권의 교체도 확실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민주세력의 분열과 그에 이어진 기회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나머지 절반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열린우리당 탈당세력과 민주당 등을 겨냥, "수구세력에 이겨야 한다는 명분으로 다시 지역주의를 부활시켜서는 안 될 것이며 기회주의를 용납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여권의 구시대적 이합집산을 비판하는 한편 6·10항쟁 완성을 위해 여권 각 정파가 다시 재결집해야 한다는 명분우위론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과거의 기득권 세력과 수구언론을 군사독재 잔재로 거론하며 "지난날의 기득권 세력들은 수구언론과 결탁해 끊임없이 개혁을 반대하고 진보를 가로막고 있으며 국민으로부터 정통성을 부여받은 민주정부를 좌파정권으로 매도하며 지난날의 안보독재와 부패세력의 본색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한나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들고 나와 민주적 가치와 정책이 아니라 지난날 독재개발의 후광을 빌려 정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후보를 '반6·10항쟁'세력으로 상징화시키는 듯한 발언도 했다. 정치권에서 거론돼 온 수구세력 대 민주세력의 대선구도 양분화를 노 대통령이 나서서 구체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도 언론에 대해서는 "지난날 독재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민주시민을 폭도로 매도해왔던 수구언론들은 그들 스스로 권력으로 등장해 민주세력을 흔들고 수구의 가치를 수호하는데 앞장 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서는 "눈앞의 정치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후진적인 정치제도도 고쳐서 선진 민주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통령 단임제와 일반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선거법, 당정분리와 같은 제도는 고쳐야 하며 여소야대가 더 좋다는 견제론, 연합을 야합으로 몰아붙이는 인식도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