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4역, PD행세 미인대회출신 농락

      2007.09.14 11:25   수정 : 2014.11.05 01:09기사원문
방송국 PD와 방송작가 등 1인4역을 소화하며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을 농락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기소됐다.

준강간죄와 강제추행죄 등 전과 4범의 김모씨(32)는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다가 우연히 지상파 TV에서 미인대회 프로그램을 본 뒤 음탕한 생각을 하게 된다.

미인대회에 출전한 여성들 가운데 방송출연을 원하는 이들에게 접근, 드라마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속여 몸과 금품을 빼앗기로 마음먹은 것.

그는 피해 여성들이 출전했던 미인대회 홈페이지를 검색해 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찾아낸 뒤 방송국 관계자를 사칭해 범행 대상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이어 출전자 가운데 한명인 A씨(여)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 취업실인데 방송국 PD가 미인대회 장면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고 하니 연락이 갈 것”이라고 거짓말한 뒤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같은 방송국 작가라고 속여 서울 모처에 약속장소를 잡았고 PD로 둔갑해 현장으로 나갔다.


방송국 관계자, 학교 취업실 관계자, 방송작가, 방송국 PD 등 ‘성대모사’로 1인 4역을 했던 것.

피해자와 대면한 김씨는 철저히 PD로 행세하며 처음에는 “미인대회에 참가했던 다른 후보자들보다 열정이 부족하다”는 등의 말로 자신에게 잘 보여야 된다는 것을 은근히 암시했다.

그는 A씨와 인근 주점에서 새벽까지 함께 술을 마시며 “인기 드라마 주연급 조연으로 출연하게 해주겠다. 오늘 밤 나와 보내고 내일 아침 방송국으로 출근하는 거야”라고 거짓말해 결국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다.


김씨는 이튿날 아침 피해자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지갑에서 현금 3만원을 훔치기도 했으며 같은 미인대회 다른 출연자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접근해 돈을 절취한 혐의도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주태)는 14일 김씨를 강제추행과 절도, 위계간음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유명 사립대를 나온 방송사 PD라며 결혼할 것처럼 속여 여성 3명과 성관계를 맺은 30대 유부남이 경찰에 수배됐으며 지난해에는 방송국을 드나들며 연예인 지망생에게 돈을 뜯은 40대가 체포되기도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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