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조향사,후각과 상상력으로 香 창조

      2007.10.14 17:42   수정 : 2014.11.04 22:00기사원문


‘냄새로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적인 직업 조향사는 최근 향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위 뜨고 있는 직업이다.

조향사는 향을 배합해 새로운 향을 만들어 내고 화장품 등의 제품에 향을 입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화가가 팔레트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듯 조향사는 오일 형태의 향들을 섞어 또 다른 향을 만들어 낸다.

조향사는 단순히 화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이미지를 향으로 표현하는 예술가적 감각이 필요한 직업이다. 따라서 음악가나 화가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들이 자기의 느낌을 음악과 그림으로 표현하듯 조향사도 그 느낌을 향으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향은 매우 섬세한 작업이다. 보통 70∼100개 향을 합성해 하나의 향이 탄생하는데 일단 그 수많은 향들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그 향들을 적정한 비율로 혼합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향을 찾아 내야 한다.

향은 보안유지를 위해 특허를 내지 않는데 특허를 내는 순간 배합법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세계적 향수 샤넬 No.5는 개발된 지 8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배합법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는 60∼80명의 조향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향료 회사나 화장품 회사, 식품 회사 등 기업체의 향료 연구원 또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랜서 조향사 등으로 일한다.

국내 향료 시장은 연간 1500억원 규모로 분석되는데 이 중 80% 이상은 지보단, IFF, 하세가와 등 외국계 향료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향료 연구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향료의 대부분을 수입해 오던 국내에서 향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최근이다. 소비자들의 감성 구매와 맞물려 향기, 디자인 등이 차별화되는 감성 마케팅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

본격적인 향 연구의 대표적 사례로는 지난해 설립된 LG생활건강의 향 전문 연구소 ‘센베리 퍼퓸하우스’를 들 수 있다. 연구소는 14명의 연구원 그리고 7000여종의 향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매년 200∼300종의 향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조향사는 12명이 근무하고 있다.

조향사는 직업적 전망이 매우 밝다. 현재는 소수의 인력만 있지만 향 관련 산업과 연구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여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봉은 대기업에 입사할 경우 사무직과 비슷한 수준이며 프리랜서는 자신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다.

조향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예민한 후각이다. 최소한 천연향 200∼300종, 합성향 500여종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민감한 후각과 다년간 훈련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또한 풍부한 예술적 상상력과 세련된 감각도 갖추어야 한다. 소비자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컨셉트를 잡고 형상화하는 작업은 고도의 창조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에 대한 기술적 지식도 필요하다.

조향사가 되는 길은 대학에서 화학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기업체나 연구소에 입사해 훈련을 받는 방법과 전문 조향스쿨에 유학하는 방법이 있다. 조향사 자격증은 아직 없다.

기업에 입사하는 경우는 화학 전공자들 중 후각이 예민한 사람들을 골라 내는 후각 관능 테스트를 거쳐 선발하며 선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훈련을 실시, 조향사로 성장시킨다. 전문 조향스쿨로는 프랑스 ISIPCA나 일본 NIFFS 같은 곳이 유명하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사진설명=LG생활건강 향 전문 연구소 ‘센베리 퍼퓸하우소’에서 조향사가 실험을 하고 있다.

※조향사=쉽게 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품,향수를 비롯한 샴푸,비누 등 향이 들어 있는 모든 제품의 향을 만드는 사람이다.
조향사를 크게 나누면 화장품 및 생활용품 등의 향을 만드는 퍼퓨머(Perfumer)와 음료 및 과자 등 먹는 향을 만드는 플레이버리스트(Flavorist)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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