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기술개발 ‘명차의 기틀’ 만든다

      2008.02.27 16:15   수정 : 2014.11.07 12:08기사원문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는 ‘제네시스’다.

현대자동차의 야심작이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네시스가 한국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출시 한달여 만에 1만대 이상이 예약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제네시스는 승차감과 가속력, 안전성 등 모든 면에서 해외 명차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제네시스의 인기는 바로 기술력이다. 현대차의 기술과 현대모비스의 기술이 접목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차를 만든 것이다.

현대차가 양지에서 제네시스를 생산했다면 현대모비스는 음지에서 제네시스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도 마찬가지다.


■글로벌시대, 생산도 글로벌

지난 1월 2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첸나이시에서 큰 잔치가 열렸다.

첸나이시 경제에 큰 힘이 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제2공장 완공식을 가진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구 회장과 카루나니디 타밀나두주 총리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차가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던 시간, 현대차 2공장 바로옆 건물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묵묵히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현지 생산에 들어감에 따라 현대차의 기본 뼈대나 다름없는 모듈을 제공하는 현대모비스도 인도 현지 생산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 인도공장의 생산 규모는 60만대. 현대차 1공장과 2공장의 생산 규모와 같다.

현대모비스는 인도 공장에 새로운 공법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의 차세대 경차인 ‘i10’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캐리어 프런트’라는 신공법을 도입했다.

이 공법은 플라스틱과 철판을 덧댄 하이브리드 재질로 만들던 캐리어 프런트 모듈을 100% 플라스틱화한 것이다.

무게는 줄이고 안전성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종전 제품과 같은 강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게는 20%가량 줄여 연비 개선 효과까지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12만㎡(3만6000여평) 부지에 마련된 현대모비스 인도 현지 생산법인은 ‘i10’을 비롯해 상트로와 겟츠, 베르나 등 현대차의 주요 부품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모비스가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품목은 프런트 앤드모듈과 운전석 모듈, 메인 패널, 캐리어 등이다.

‘i10’ 모듈을 공급하는 2공장은 섀시 모듈 30만대, 캐리어 45만대, 크래시패드 메인 패널 22만대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현대모비스의 해외 현지 공장은 인도를 포함, 현재 모두 4개다.

미국 모비스조지아(MGL)와 체코 모비스체코(MCS)는 건설 중이다.

이들 지역의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현대모비스는 모두 12개의 해외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이들 모두 현대차가 진출한 지역이며 또 현지에서 현대차의 인기가 높은 곳이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해외 현지에서 생산, 현지에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시대, 품질도 글로벌

중국 옌청 기아차 2공장 바로 옆 현대모비스 중국 모듈 2공장.

모비스 2공장은 다른 해외 공장과 달리 자동차용 램프를 직접 생산, 중국은 물론 슬로바키아와 인도, 미국 등지에 수출하기 위해 건설됐다.

중국 옌청공장은 품질연구와 생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공장이다.

현대모비스 2공장은 품질연구소와 생산라인이 한 건물에 있다. 현관 입구에는 품질 검사 및 연구가, 건물 안에서는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구조다.

품질연구소는 램프 방수 실험은 물론 충격, 온도변화 등을 측정하는 시험장비로 채워져 있다.

램프를 생산하는 해외 공장은 중국 2공장이 처음이다. 램프는 그동안 한국에서만 생산해 왔다.

중국에서 생산해도 ‘램프의 품질이 된다’는 소리다.

현대모비스는 옌청 공장과 함께 중국 상하이 기술시험센터를 중국 연구개발(R&D) 센터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 2006년 시험센터에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사실상 중국 R&D 센터 역할을 하고 있으며 100종이 넘는 다양한 첨단 시험장비가 도입됐다. 1000분의 1초의 화면도 잡아내는 고속카메라를 설치, 품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에어백 품질검사는 물론 직접 생산까지 하고 있다.

아울러 내구성을 분석하는 ‘회전 내구기’, 금속·고무원료에 불순물을 판독하는 ‘성분 분석기’, ‘항온·항습 챔버기’ 등 첨단 장비를 구축, 품질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모의 충돌시험장비, 충격 시험기 등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대, 고품질의 원천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

제네시스와 모하비가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억대를 호가하는 해외 유명 명차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오는 2009년 자동 주차기능 및 차로 이탈 경보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이 기술은 독일과 일본 등 일부 자동차 선진국 업체들만이 보유한 기술이다.

이 같은 기술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에서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모두 6604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중 연구개발비에 책정된 금액은 1268억원.

체코와 미국 조지아, 중국 베이징 2공장 등 생산라인에 투자되는 금액이 175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금액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ABS 독자모델 양산에 들어감은 물론 오는 2009년에는 첨단식 주행안전 시스템(ESC)의 독자모델을 양산키로 했다.

또 오는 2010년에는 차간 거리제어장치(ACC) 제어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에 따라 국내는 물론 해외 각 연구소에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고출력 전동식 조향장치(MDPS)를 개발 완료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오는 2009년 5월 ESC와 MDPS 통합제어 시스템을 양산할 수 있도록 부문별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여러 번의 설계와 해석 작업을 거친 후 샘플이 만들어지고 또 내구성 등의 성능실험을 거쳐 완제품이 나온다”며 “모듈과 핵심 부품의 품질 확보를 위해 설계와 시험의 끊임없는 피드백 과정이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fncho@fnnews.com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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